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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로 막힌 유승민, 버티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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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로 막힌 유승민, 버티기 왜?

입력
2015.06.2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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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밀려 물러나면 정치적 치명상

증세 등 '유승민식 정치' 기회 있어

의총서 재신임 받은 뒤 명예 퇴진

재기 위해 사퇴 타이밍 고민 관측도

"지금은 할 말이 없습니다" 29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긴급 최고위원회의서 유승민 원내대표가 입장하고 있다. 고영권기자youngkoh@hankookilbo.com
"지금은 할 말이 없습니다" 29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긴급 최고위원회의서 유승민 원내대표가 입장하고 있다. 고영권기자youngkoh@hankookilbo.com

친박계가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퇴를 요구하며 파상공세에 나섰지만, 유 원내대표는 최대한 몸을 낮춘 채 사실상 버티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퇴로를 막고 사퇴 공세를 펴는 친박계에 밀릴 경우 정치적 재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유승민식 개혁적 보수 노선을 수용해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가 적지 않다는 점도 유 원내대표의 버티기 행보를 뒷받침한다는 평가다.

● “유승민, 지금 사퇴하면 정치적 사망선고”

유 원내대표 측은 지금은 사퇴할 때가 아니라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원내대표가 지난 26일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반성문’까지 써가며 거듭 사과를 한 마당에 친박계의 요구에 떠밀려 사퇴할 경우 재기가 힘들 정도의 정치적 치명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친박계가 사실상 유 원내대표에게 20대 총선 불출마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친박계가 퇴로를 막고 유 원내대표를 몰아붙이고 있다는 뜻이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유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정치적 명분도 실리도 없는 선택을 강요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퇴로가 막힌 상황이어서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로서는 ‘유승민식 정치’를 보여줄 기회조차 없었던 데 대한 아쉬움도 클 수 있다. 박 대통령이 유 원내대표를 향해 “자기 정치를 했다”고 비판했지만, 유 원내대표는 지난 2월 취임 이후 5개월 임기 동안 박근혜 정부 과제를 수행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김영란법 처리를 시작으로 이완구ㆍ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공무원연금 개혁 마무리 등 쉽지 않은 과제들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정치 일정은 유 원내대표가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호재들이 산재해 있다. 메르스 관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만 해도 자신의 색깔을 선보일 주요한 정책현안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정기국회가 열려 새해예산안 및 세제개편안 논의가 시작되면 복지ㆍ증세 논쟁이 불붙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유 원내대표가 지금 사퇴하면 지난 2월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밝힌 ‘신보수’의 실체를 보여줄 기회를 잃게 되는 셈”이라고 밝혔다.

● “20대 총선 승리 위해서 유승민 필요”…비박계 지원사격

유 원내대표가 사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장고에 들어간 데는 박근혜 대통령식 보수 노선만으로는 내년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새누리당 내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비박계 재선 의원 20명이 성명을 내고 유 원내대표 사퇴 요구를 비판하고 나선 것도 이 같은 기류를 당내 기류를 보여준다. 수도권 한 재선의원은 “유 원내대표의 개혁적 보수 노선의 옮고 그름을 떠나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당내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며 “유 원내대표가 사퇴할 때 사퇴하더라도 일단은 버티는 게 맞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유 원내대표의 사퇴는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유 원내대표가 의원총회를 통해 전화위복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의견도 적지 않다. 유 원내대표가 의총에서 재신임을 받는다면 명예롭게 퇴진한 뒤 내년 총선에서 정치적 재기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이다. 일각에서 유 원내대표가 ‘명분 있는’ 사퇴를 위한 타이밍을 고민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동현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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