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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신경숙 좌담회' 무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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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신경숙 좌담회' 무산 위기

입력
2015.06.26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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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 홍보에 이용하지 말라” 비평가들 반발

소설가 신경숙. 한국일보 자료사진
소설가 신경숙. 한국일보 자료사진

신경숙 작가 표절 논란과 관련, 문학동네 출판사가 비평가들에게 제안한 지상 좌담회가 당사자들의 거부로 무산 위기에 놓였다. 문학동네는 25일 "SNS와 언론을 통해 문학동네가 경청해야 할 말씀을 들려주신 권성우, 김명인, 오길영, 이명원, 조영일 이상 다섯 분께 저희가 마련한 좌담의 장에 참석해 주실 것을 청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좌담은 계간 문학동네 가을호와 인터넷 카페에 게재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사전에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일방적인 초대의 형식을 띤 것에 대해 초대된 비평가들은 불쾌함을 표시했다. 이명원 문학평론가는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왜 내 이름이 문학동네의 공지사항에 연락도, 사전 양해도 없이 올라가야 하느냐"면서 "정말 불쾌하다"고 밝혔다. 또 "자사의 문제는 자사에서 일단 근원적으로 성찰하고 그 결과를 문인과 독자에게 정직하게 겸허하게 밝혀야지, 왜 나 같은 사람을 문동의 홍보에 동원하느냐"며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갈 사람들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해외 체류 중인 권성우, 오길영씨는 SNS에 공동으로 올린 글을 통해 강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사전 협의 없이 토론회 참석을 요청하는 문학동네의 몰상식에 대해 항의하고 분명한 사과를 요구한다”며 “먼저 문학동네는 신경숙 작가의 표절에 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신경숙 문학의 ‘신화화’를 초래한 문학동네의 행태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기 바란다”고 썼다.

좌담회를 공개 형식으로 하면 응하겠다는 반응도 있다. 조영일 문학평론가는 "문학권력의 문제는 문단 내부의 일이 아니므로 좌담회를 공개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명인 문학평론가도 공개 좌담회를 주장하며 "좌담회의 의제와 참가자의 범위, 결과의 공유 방식에 대해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며 “참가자 역시 문학동네와 문학평론가의 양자 구도가 아니라 창비와 문학과지성사 등 다른 출판사 관계자와 독자들도 참여할 수 있게 문을 열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당사자가 아닌 문인들도 불쾌감을 표했다. 김남일 실천문학 대표는 “이번 제안은 굉장히 오만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로 다시 돈벌이를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또 “문학동네의 내 벗들에게 실망했다”며 “문학생태계를 이토록 파괴해 놓고 다시 문제의 해결사를 자처한다고?”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시영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은 26일 창비, 문학동네, 문학과지성사 및 이번 '문학권력' 논쟁에 참여했던 평론가들이 참여하는 공개 토론회를 제안했다. 이 이사장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창비와 문학동네 모두 한국 문학을 키워온 중요한 자산들이면서 동시에 상업출판사 성격을 갖는다"며 "표절 시비로 촉발된 논란은 불가피했지만 비이성적이고 감정적으로 치닫는 면도 있어 이제 좀 이성적이고 차분히 들여다봐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황수현기자 s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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