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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3차 유행' 우려 키우는 3대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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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3차 유행' 우려 키우는 3대 미스터리

입력
2015.06.1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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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접촉 없었다면 지역 감염 위험

2. 삼성병원 응급실이 '진원지', 정형외과 진료 받았는데 왜?

3. 평택 경찰관 양성→음성→확진, 판정 오락가락

1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메디힐병원 출입구에서 마스크를 쓴 내원객들이 유리문 틈을 통해 출입통제 사실을 전해 듣고 있다. 서울시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98번 환자가 4~6일 입원했던 이 병원에 대해 23일까지 영업중단 조치를 취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1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메디힐병원 출입구에서 마스크를 쓴 내원객들이 유리문 틈을 통해 출입통제 사실을 전해 듣고 있다. 서울시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98번 환자가 4~6일 입원했던 이 병원에 대해 23일까지 영업중단 조치를 취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평택성모병원에서 처음 시작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삼성서울병원 발 2차 유행에 이어 ‘3차 유행’으로 번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처음 접촉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가 5명이나 발생했고,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이 아닌 외래진료를 했던 내원객도 메르스 감염이 확인된 때문이다. 또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14번 환자(35ㆍ남)와 접촉한 환자들이 전국 각지로 퍼져나간 상황인데다, 보건당국까지 서울 메디힐병원과 대전 을지대병원, 경남 창원SK병원을 3차 유행 진원지로 지목했다. 특히 보건당국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다음 3가지 쟁점이 3차 유행 및 지역 감염으로의 확산에 대한 불안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1. 접촉자 확인 안 된 환자 첫 출현

이날 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가 발표한 새 확진 환자는 총 14명이다. 7명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지난달 27~29일 사이에 14번 환자와 접촉했고, 1명(115번 환자)은 삼성서울병원 외래로 내원했으며, 1명은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의료진이다. 그런데 나머지 5명(188~122번 환자)에 대해서는 “역학조사 진행 중”이라며 감염 경로를 밝히지 않았다. 메르스가 발병한 지 22일째지만 정부가 환자의 감염 경로를 밝히지 않은 것은 처음이다.

감염 경로를 밝히지 못한 데 대해 정은경 중앙대책본부 현장점검반장은 기자회견에서 “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고 역학조사가 미진하거나 추가조사를 해야 되는 환자들이 있어서 그렇다”며 “5명은 추가조사 후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하루 새 23명의 환자가 발생했던 지난 7일에도 전원 감염경로를 밝혀냈으며, 역학조사에서 밝혀진 각 환자의 감염경로와 이동경로를 바탕으로 접촉자를 추적해 격리 조치해 왔다.

하지만 환자 5명의 경우 어디서, 누구에게 옮았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은 그 이유가 무엇이든 지역감염의 위험성을 높인다. 만약 정부가 이들의 동선을 다 파악하고 있는데 기존 환자와의 접촉이 없었다면, 그 동안 병원 내에 국한됐던 메르스 감염이 지역사회로 퍼져나갔다는 의미가 된다. 반대로 정부가 아직도 이들의 동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감염경로를 밝히지 못한 것이라면, 이들 5명과 접촉한 사람들 역시 전혀 격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 출현에 공기를 통한 감염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엄중식 한림대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5명의 직접 접촉에 의한 전파 경로가 분명하게 판명이 안 됐을 뿐이지, 공기전파의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2. 삼성병원 외래환자는 어떻게 옮았나

또 이날 삼성서울병원에서 외래 진료를 받았던 사람 중에선 처음으로 메르스 환자가 나왔다. 지금까지는 지난달 27~29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입원한 14번 환자와 접촉했던 다른 환자 및 보호자 5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삼성서울병원과 당국 역시 접촉 구역을 응급실로 제한, 14번 환자 접촉자를 850여명으로 집계했다.

115번(77ㆍ여) 환자는 지난달 27일 오후 2시쯤 정형외과 외래 진료를 받기 위해 삼성서울병원에 내원, 진료 전 X선 검사를 받았다. 응급실에 가지도 않은 이 환자가 메르스에 걸린 것에 대해 보건당국은 “병원에서 확보한 폐쇄회로TV 자료를 검토하는 등 세밀한 동선을 조사하고 있다”며 아직 감염경로를 규명하지 못했음을 시인했다. 반면 삼성서울병원 측은 “115번 환자가 X선 검사 후 응급실 구역의 화장실에 들렀는데 이때 14번 환자에 직ㆍ간접적으로 노출됐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14번 환자는 남성, 115번 환자는 여성이라 화장실의 배설물을 통한 감염 가능성은 희박하고, 감염 경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삼성서울병원 하루 외래진료 인원이 8,000명에 이르고, 모두 질환을 가진 메르스 고위험군임을 감안하면, 외래 환자 중 추가 환자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115번 환자는 삼성서울병원 외래 진료 후 집인 경남창원으로 돌아가, 집 인근 창원힘찬병원, 인구복지협회 가족보건의원 등에서 진료를 받았고 지난 5~10일 창원SK병원에 6일 간이나 입원해 있었다. 이 기간 동안 조씨가 접촉한 사람은 최소 549명인 것으로 확인 됐다. 경남은 지금까지 메르스 환자가 한 명도 없었지만, 115번 환자에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3차 유행 진원지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115번은 정부의 폐렴환자 발굴 조사를 통해 발견됐다. 앞으로 전국 폐렴환자 전수 조사가 얼마나 발굴해 낼지, 환자들이 다른 사람들과 얼마나 접촉했는지 등이 앞으로 메르스 확산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전망이다.

3. 평택 경찰관은 어디서 감염됐나

메르스 119번 환자인 A경사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다녀온 친구와 지난달 26일과 28일 충남 아산에서 만난 뒤인 31일 낮부터 발열, 메스꺼움 등의 증상을 보였다. 당직을 서던 1일 새벽 1시 평택 박애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그는 1차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자 3일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으로 격리됐다. 지역사회에선 첫 메르스 확진 환자와는 다른 감염경로가 확인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2차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다. 사우디를 갔다 온 친구도 마찬가지 통보를 받았다. 증세는 여전했으나 A경사는 다음날 국립의료원을 퇴원, 지하철 등을 타고 평택서에 도착했다. 그는 경찰서에서 동료 9명과 20여분간 이야기를 나눈 뒤 동료 차로 집으로 귀가했다.

하지만 증세는 악화했고 A경사는 5일 아산 충무병원에 다시 입원했다. 9일에는 단국대 천안병원으로 옮겨져 메르스 검사를 두 차례 받은 끝에 확진 환자가 됐다. 이처럼 오락가락 검사결과에 보건당국도 A경사의 감염 경로와 시점을 명확히 밝히지 못하고 있다.

의심되는 첫 경로는 사우디를 다녀온 친구인데, 그는 새 1차 감염원이 될수 있다. 다른 가능성은 평택 박애병원에서 옮았을 경우다. A경사가 방문하기 전날인 지난달 31일 메르스 환자가 경유한 곳이다. 이 두 가지 모두 아니면 그는 국내 첫 지역사회 감염 환자가 된다. A경사가 일한 평택은 메르스 발병 초기 환자가 가장 많았다. A경사는 증세를 보이면서도 1,2일 모두 출근했고 대중교통도 이용한 상태여서 감염 시점에 따라 추가 격리자가 기하 급수적으로 늘 수도 있다. 경찰은 접촉자 9명을 18일까지 자택 격리 조치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남보라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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