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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과장" 차분한 美… "혹시 유입" 펄쩍 뛴 中… "남 일 아냐" 긴박한 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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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과장" 차분한 美… "혹시 유입" 펄쩍 뛴 中… "남 일 아냐" 긴박한 日

입력
2015.06.1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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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소식은 세계 언론들도 주요 뉴스로 다루며 주목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과 밀접한 미국 중국 일본 3국의 태도에 뚜렷한 온도 차가 존재한다.

10일 마스크를 쓴 서울 시민이 스파이더맨 포스터 앞을 지나고 있다. AP 연합뉴스
10일 마스크를 쓴 서울 시민이 스파이더맨 포스터 앞을 지나고 있다. AP 연합뉴스

● 침착한 미국

미국 언론은 메르스가 공포가 실제보다 부풀려지면서 한국 사회가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사태가 조기에 수습되지 않으면 한국 경제에 타격이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 ‘메르스가 무서운 한국인들이 집에 숨어 있을 때, 서울에서 해야 할 일 다섯 가지’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메르스 자체보다 막연한 공포가 확산된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의 권고에도 불구, 서울의 많은 학교가 휴교 조치를 풀지 않은 것을 대표 사례로 꼽으며 메르스에 대한 한국 사회의 민감한 대응을 소개했다.

WP는 “메르스 여파로 영화관이 텅텅 비고, 남산 케이블카도 이용객이 크게 줄었다”며 “평소 인파가 붐비던 이들 시설을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고 전했다. 야구장과 북촌 한옥마을을 찾는 인파도 급감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청소년들은 메르스 사태의 긍정적 부작용을 맛보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으뜸 교육열 때문에 쉴 틈 없이 학교ㆍ학원을 전전했으나, 학교와 학원이 모두 문을 닫는 바람에 모처럼 휴식을 만끽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CNN방송은 월스트리트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한국여행이 취소되는 등 아직 초기 영향만 나타나고 있지만, 한국 정부가 질병을 통제하고 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지 못한다면 여파가 크게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11일 오전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에서 성동구보건소 관계자들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방지를 위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전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에서 성동구보건소 관계자들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방지를 위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화들짝 중국

중국은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 여성 1명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자 촉각을 곤두세웠다.

중국 매체들은 11일 국가위생가족계획위원회를 인용, 동탄성심병원에서 일해 온 중국인 여성 진(金)모(64)씨가 메르스 환자와 접촉한 뒤 전날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됐다는 소식을 속보로 전했다. 마오취난(毛群安) 국가위생가족계획위원회 대변인은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사람들이 많아 중국에도 메르스가 유입될 위험성이 현저하게 높아졌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메르스가 크게 번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루훙저우(盧洪洲) 상하이(上海)시 공공위생임상센터 서기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위기 이후 중국의 전염병 예방과 통제 시스템은 매우 견고해졌다”며 “중국에서 메르스가 대규모로 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당국이 여행 경보를 발령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치료를 받고 있는 K(44)씨의 직장 동료의 부인은 “메르스보다 더 무서운 건 마치 죄인 취급하는 주위의 시선”이라며 “K씨와 회사를 상대로 정신적 손해 배상 소송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 긴장한 일본

일본에서 메르스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가운데, 10일 나고야시 보건 당국이 메르스 환자 발생을 가정한 모의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나고야=연합뉴스
일본에서 메르스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가운데, 10일 나고야시 보건 당국이 메르스 환자 발생을 가정한 모의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나고야=연합뉴스

일본도 메르스 사태가 “남 일이 아니다”며 경계심을 부쩍 강화하고 있다. 후생노동성은 11일 메르스가 발병하면 증상이 없는 동거가족도 ‘접촉 농후자’로 분류해 외출자제를 요청하는 내용의 통지를 각 지자체에 보냈다. 또 마스크 등의 방호책을 취하지 않고 환자를 진찰한 의료관계자, 2m범위에서 환자와 접촉한 사람 등을 접촉 농후자로 지목하고 이들에 대해 2주 동안 매일 두 차례의 체온측정과 외출자제를 요청토록 했다. 같은 공간이나 교통수단 등을 통해 접촉했을 우려가 있는 사람, 방호책을 취한 후 접촉한 의료관계자 역시 건강관찰 대상에 포함시켰다.

기업들의 움직임도 긴박해지고 있다. 전자부품업체 오므론은 전사원에게 한국출장 자제 통지문을 보냈다. 가스렌지업체 린나이는 한국자회사에 대한 한일간 직원왕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체육대회 등 사내이벤트도 중단시켰다. 도요타자동차와 아이싱전기는 사원용 웹사이트에 한국출장자는 사람들이 운집한 곳을 피해 다니라고 지시했다.

나고야(名古屋)시는 10일 사우디아라비아에 출장간 30대 직원이 귀국 다음날 발열과 호흡기 증상을 호소하며 보건소에 상담하러 오는 상황을 가정해 모의훈련을 실시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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