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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서 '에취~' 주변 눈총 빗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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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서 '에취~' 주변 눈총 빗발

입력
2015.06.0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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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과도한 불안감" 지적

직장인 김모(40)씨는 5일 점심 약속을 위해 버스를 탔다가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경험했다. 창문을 열어놓고 가다 자신도 모르게 재채기를 했는데, 순간 주변 사람들의 눈총이 쏟아졌다. 버스 안을 둘러보니 운전 기사와 일부 승객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앞 자리 중년 여성은 비닐장갑까지 끼고 있었다. 그는 “내가 사람들에게 엄청난 부담과 걱정을 끼쳤다는 생각에 내릴 때까지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말했다.

재채기 한번 잘못해도 눈총을 받는 시기다.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은 물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얕은 기침만 터져 나와도 이목이 쏠린다. 메르스 확산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 때문에 사람들의 경계심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메르스가 위험성이 높긴 하지만 현재 우리 사회의 불안감은 과도하다고 지적한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메르스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종인데 사스보다는 전파력이 약하다”며 “극도로 불안감을 보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감기에 걸리지 않기 위해 조심하는 수준의 방법으로도 감염 가능성을 크게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손을 자주 씻는 것은 기본이고 적당한 운동에 면역력을 높이는 음식 섭취, 스트레스 해소 및 충분한 휴식 등의 방법으로도 감염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마스크나 장갑을 착용하는 것도 좋다”고 권했다.

그래도 불안하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실제 메르스 감염 공포 때문에 각종 행사나 축제, 수학여행을 비롯한 해외여행 계획들이 속속 취소되고 있다. 모 대기업은 십수년째 진행해 온 어린이 바둑대회 전국 예선대회를 한 달 늦추기로 결정했다. 보험회사들은 보험 설계사 대상 합숙 집합교육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 학생들의 해외 수학여행 취소도 줄을 잇고 있다. 메르스 확진 환자들이 대부분 병원 내 감염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형 병원도 환자들의 발길이 뜸한 상황이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메르스와 전혀 상관 없는 분야인데도 예약환자가 절반 가까이 진료를 취소했고 취소하지 않은 환자들도 병원에 오지 않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대혁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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