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공포 확산

3차 감염자 중 1명은

또다른 2차 감염자로부터 옮아

정부 '슈퍼 전파자' 늘어날까 우려

정부 첫 부처 합동 점검회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풍문여고에서 한 학생이 마스크를 쓴 채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3차 감염자가 6명으로 늘고, 감염경로도 다양해지고 있다. 당초 국내 첫 메르스 환자 A(68ㆍ남)씨로부터 파생된 2차 감염 차단에 집중했던 보건당국의 예상과 달리 3차 감염이 늘면서 메르스 확산세가 쉽게 잡히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4일 감염이 확인된 3차 감염자 중 1명은 지금까지 알려진 3차 감염자와 다른 2차 감염자로부터 전파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전날 사망한 80대 남성은 검사 결과 양성으로 최종 판정돼 3차 감염에 의해 숨진 첫 번째 환자로 기록됐다. 관련기사 2,3,4,10면

보건당국은 첫 환자인 A씨를 ‘슈퍼 전파자’로 보고 있으나 16번(40ㆍ남)환자와 밀접 접촉해 감염된 3차 감염자가 벌써 5명이고, 14번(35ㆍ남)환자도 서울 S상급종합병원 외과의사인 35번(38ㆍ남)에게 메르스를 옮겼다. 특히 14번 환자는 메르스 확진 전까지 병원을 수 차례 옮겨 다니며 대중교통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나 불특정 다수에게 메르스 바이러스가 노출됐을 가능성도 높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의료진 2명을 포함한 6명이 추가로 양성 확진을 받아 메르스 감염자가 총 36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격리자도 206명 증가한 1,667명(자택 1,503명, 기관 164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연일 확진자가 잇따르면서 보건당국조차 메르스 확산세가 언제쯤 꺾일지 쉽게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첫 환자로 인한 감염자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온 경기 평택 소재 B의료원의 휴원 시점인 5월 29일부터 2주(메르스 최대 잠복기)가 되는 이달 12일께 향후 전망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권준욱 중앙메르스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B의료기관이 핵심이라고 여기는 것은 변함이 없다”며 “12일 이후 나오는 양성 판정자 규모와 검사 의뢰 건수를 봐야 앞으로의 상황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2, 제3의 슈퍼 전파자로 의심되는 16번이나 14번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의 잠복기는 훨씬 길어, 이달 중순까지는 안정적인 예상을 하기 힘들 것이란 지적이다.

대책본부는 메르스 환자가 급속도로 퍼지며 제기된 유전자 변이 가능성과 관련, 이르면 5일 유전자 변이 분석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실험실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도 시료를 보내 국내 결과와 비교 검증할 계획이다. 대책본부는 정보의 비공개로 메르스 공포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현재까지 메르스는 병원 내 감염 단계에 있다”며 환자가 발생한 지역과 병원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재차 밝혔다.

한국의 메르스 사태가 국제사회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는 이날 고려대에서 열린 강연에서 “미국과 한국 사이에 인적 교류가 많은 만큼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스 상황이 악화하면 미국 방문 한국인에 대한 보건 조치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정부는 이날 메르스의 경제적 악영향에 대비하기 위한 부처 합동 점검회의를 처음으로 개최했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10개 부처가 모인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메르스 치료와 확산 방지를 위해 복지부 기존 예산을 이ㆍ전용할 수 있도록 하고, 예산을 넘어서는 부분에 대해서는 예비비 지원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그간 각 부처별로 하던 점검 체계를 부처 합동 점검반으로 격상해 소비ㆍ서비스업ㆍ지역경제ㆍ대외부분 등을 공동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정부는 “모니터링 결과 이상 징후가 발견될 경우, 피해업종과 계층에 대한 맞춤형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채지은기자 cje@hankookilbo.com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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