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는 질병 아닌 지향 40년 전 인정

교회 지도자 중 성적소수자 점차 늘어

성숙한 사회는 소수자 인권ㆍ평등 존중

인류의 역사는 다양한 차별의 벽을 넘어서 ‘개방과 포괄의 원’을 넓혀 온 역사이기도 하다. 1960년대 성별과 인종에 근거한 차별이 공공 영역에서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한 이후, 현대사회가 풀어야 할 가장 긴급한 문제 중의 하나는 ‘성소수자’ 차별이다. 특히 지금 한국사회에서 성소수자 혐오는 노골화된 양태로 나타나고 있으며, 성소수자들은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다양한 폭력의 희생자가 되고 있다. 성소수자들에 대한 혐오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유들로 정당화되곤 한다.

첫째, 성소수자는 ‘자연의 법칙’ 또는 ‘신적 질서’를 거스르는 ‘비정상적’인 존재라는 이유이다. 그런데 ‘정상-비정상’이란 시대와 문화에 따라서 변하는 것이며, 고정불변의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절대적이라고 생각되곤 하는 ‘정상-비정상’의 범주들은, 많은 경우 한 사회에서 ‘권력’을 지닌 주류 집단들에 의하여 결정되곤 한다. 만약 불변의 ‘정상-비정상’ 있다면, 그것은 자신과 다른 다양한 사람들의 ‘평등성과 권리 존중’이야말로 ‘절대적 정상’이며, 반대로 그들에 대한 ‘혐오’야 말로 ‘절대적 비정상’이다.

둘째, 성소수자는 도덕적 순결을 ‘오염’시키는 ‘타락한 존재’라는 이유이다. 그런데 이러한 ‘순결주의’의 논리는 인종학살이나 나치의 유대인과 동성애자들에 대한 말살정책을 가져왔다. 나치가 동성애자들에 대한 말살정책을 펼 때 등장한 것이 ‘도덕적 순결성’과 ‘기독교정신’이었고, 동성애자들로 의심되는 독일남성들을 무차별적으로 체포하여 사살하거나 가스실에서 죽였다. 표면적으로는 ‘도덕적 순결성’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동성애자들에 대한 살상을 정당화하였지만, 실질적으로는 동성애를 ‘인종적 번식’의 측면에서 평가했다. 독일인 게이들을 독일의 ‘출산 잠재성’을 감소시키는 ‘인종적 위험’으로 간주하고 말살시키고자 한 반면, 레즈비언들이나 비독일인 게이들은 박해 대상이 되지 않았다.

셋째, 성소수자들은 자신의 성정체성을 ‘선택’한다는 이유이다. 그런데 미국 ‘정신의학협의회’는 복합적인 연구 후에 동성애를 포함하여 양성애, 무성애 등을 ‘정신적 장애’나 ‘질병’으로 보는 것이 오류였다는 결론을 내리고, 동성애가 ‘질병’이 아닌 ‘지향 (orientation)’이라는 것을 1973년에 공식화했다. 성정체성이 ‘선택’이 아니라 타고 난 ‘지향’이라는 이해는, 정신의학에서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다양한 제도적이고 인식론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아일랜드는 지난 5월 22일 국민투표를 통해서 동성간의 결혼을 합법화했다. 그리고 이미 2001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현재 약 20여개의 나라가 동성간의 결혼을 합법화하고 있다. 이제 성적 소수자들을 종교지도자로 인정하는 기독교회들도 점점 늘어가고 있으며, 그들의 평등과 권리가 제도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사회, 정치, 종교적 제도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성소수자들의 자살률은 증가하고 있다. 미국 보건부에서 2012년에 발표한 통계를 보면, 이성애자 성인들중 5%가 자살 시도를 한 반면, 성소수자 성인은 12~19%나 된다. 또한 이성애자 청소년들의 자살시도율은 8~10%인 반면, 성소수자 청소년들은 30%에 이르고 있다. 만약 성적 정체성이 ‘선택’이라면 누가 극심한 혐오의 대상이 되는 ‘선택’을 스스로 하겠는가.

‘성숙한 민주 사회’는 다양한 ‘소수자들’의 인권과 평등성이 존중되는 사회이다. 성소수자들의 성정체성은 선택이 아닌 ‘지향’이며, 인간으로서의 권리와 평등성이 보장받아야 하는 ‘정상적’인 인간이다. 도덕적 순결성, 관습과 전통, 또는 종교의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폭력-그것은 ‘인류에 대한 범죄’이다.

강남순 미국 텍사스크리스천대 브라이트신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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