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첫째 주는 근로자의 날과 주말, 어린이날이 이어지는 일명 ‘황금연휴’였다. 연휴에 맞춰 일선 학교들은 단기방학을 실시했다. 그러나 모처럼의 휴일로 즐거웠던 단기방학은 한편으로 불편한 논란을 남겼다. 바로 단기‘방학’이라는 명칭 때문이었다.

학교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여름ㆍ겨울 방학기간에는 임금을 받지 않기로 하는 근로계약을 하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이번 ‘황금연휴’를 여름ㆍ겨울 방학과 같은 개념의 ‘단기방학’으로 명칭 했고,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단기방학으로 인해 임금이 삭감될 것을 우려했다. 이 같은 논란이 일자 교육청에서는 단기방학은 명칭일 뿐 다른 재량휴업일과 같이 유급으로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정규직과 달리 비정규직만 무급 휴일로 처리하였다면 비정규직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차별적 처우로 문제가 될 수 있었던 사례다.

사실 이번 단기방학 해프닝은 우리 사회 비정규직 차별 중 하나일 뿐이다. 같은 일을 하면서도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정규직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는 것은 물론 사소한 부분에서도 차별을 받고 있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된다. 정규직은 무료인 사내식당을 비정규직에게는 제공하지 않거나, 휴가비나 명절선물 등에서도 차등을 두는 경우도 있다. 또한 같이 일하는 근로자들끼리도 보이지 않는 경계를 만든다. 회의나 회식 자리에 ‘비정규직’을 참여시키지 않거나 ‘계약이 끝나면 떠날 사람’이라며 중요한 업무를 맡기지 않기도 한다. 제도적 차별뿐만 아니라 인식의 차별도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격차도 심화되고 있다. 얼마 전 발표된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정규직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 총액은 전년 대비 5.1% 증가하였으나, 비정규직은 1.8% 증가에 그쳤다. 이러한 차이는 상여금, 성과급 등 특별급여가 정규직 근로자에게만 지급되거나 비정규직 근로자에게 차등지급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특별급여는 근속기간, 경력연수 등 개인적 속성의 차이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고용형태에 따른 격차가 있고 그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도 일하는 사람들 간에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비정규직 차별 금지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고, 비정규직법을 개정해서 고의적, 반복적인 차별에 대해서는 징벌적 금전배상명령제를 도입하는 등 차별시정제도도 강화했다. 올해부터는 기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그 처우를 개선하는 중소ㆍ중견기업에 인건비 일부를 지원해 주는 정규직 전환 지원금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제도와 현장 간의 간극이다. 이미 정규-비정규로 이중구조화 되고, 격차가 심화된 현장을 제도와 정책 의지만으로 개선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당사자인 비정규직 근로자의 문제의식과 기업의 자율 개선 의지가 절실한 이유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불합리한 차별을 참고 넘기지 말아야 한다. 노동위원회에 차별 시정 신청을 하는 것도 적극 고려했으면 한다. 물론 그 전에 전문 노무사와 상담을 해 보는 것도 좋다.

기업도 잘못된 관행을 반복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결과적으로 득이 되는 선택을 해야 한다. 구성원 간 차별을 방치한 기업에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노사발전재단에서 제공하는 무료 컨설팅을 받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차별을 진단하고 개선 방안을 고민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의 대기업들은 비정규직 근로자와 용역업체 직원들의 임금을 인상하고 복지 혜택을 늘리는 추세다. 지난 12일에는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기업인 페이스북이 비정규직 노동자와 용역업체 직원들 시급 인상과 복지 혜택을 발표하기도 했다. 충분한 보상과 복지 혜택이 결과적으로 기업의 생산성을 높여준다는 연구 결과를 경영에 반영한 것이자, 눈앞의 단기 이익보다 앞으로의 경쟁력을 위해 먼저 변화를 시작한 것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우리 노동시장이 나아가야 할 미래도 이런 모습이 아닐까.

장진나 공인노무사ㆍ노동법률 현율 대표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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