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압박 사드기지 통제된 3만평 땅 필요

국민 설득 없이는 정쟁 대상 전락 뻔해

대가로 탄도탄사거리 확대 등 받아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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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사진

방한한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스캐파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이 용산에서 몇시간 차이로 탄도미사일 요격체계인 사드(THAAD) 배치의 필요성을 언급하였다. 동시에 미국에서는 국무부 차관보가 한반도에 사드의 영구배치 필요성에 대한 발언을 하는 등 미국의 사드 한반도 배치에 대한 본격적인 드라이브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핵미사일 완성이 가시권에 든 지금 주한미군의 생명을 지키려는 미국의 움직임은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지만, 문제는 사드체계의 탐지자산인 TPY-2레이더가 중국 내륙에 배치된 대륙간탄도탄과 지린성에 이동 배치된 항공모함 타격용 탄도미사일 DF-21D의 궤적을 손바닥 보듯 볼 수 있어 중국이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내비치고 있다는 점이다. 미중 간 패권 경쟁 구도에서 중국의 히든 펀치 두 가지의 예봉을 무디게 만들 수 있는 자산을 가진다는 것은 미국에 엄청난 전략적 이익이다. 물론 우리에게도 북한의 핵미사일을 막아주는 현실적 이익이 있지만, 그것은 우리가 어떠한 대가나 희생도 지불하지 않고 미국이 자신들의 돈으로 미군기지 내에 배치했을 때 할 말이다.

사드의 한국 배치를 적극 지지하던 필자는 그 논리를 강화하기 위해 미 육군의 사드교범을 분석하다가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바로 TPY-2레이더의 강력한 전자파로 인해 아무 데나 사드를 배치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 육군 교범은 TPY-2레이더의 전방 130도 각도로 100m 이내에는 그 누구도 들어가서는 안되고, 3.6㎞ 이내에는 허가 받지 않은 사람이 들어가서는 안되며, 5.5㎞ 이내에는 항공기가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규정되어 있다. 미국은 TPY-2레이더를 북쪽으로 배치하겠지만 중국과 유사시 서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TPY-2레이더를 중심으로 최소 200도 각도로 3.6㎞ 이내의 민간인을 이주시켜야 한다.

평택 미군기지 내에는 군사비행장이 있고, 전방 11㎞ 지점에 한국내 최대 공군기지인 오산기지가 있기 때문에 항공기 작전을 보장하기 위해 평택에는 사드를 배치하지 못할 확률이 크다. 그러면 어딘가에 엄청나게 넓은 부지가 있어야 한다. 미국이 독자적으로 사드배치 후보지를 물색하러 다녔다는 기사가 있었다. 여기에 인구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강원도, 경북 등이 포함돼 있다. 의문이 풀리는 듯도 하다.

이런 일이 과연 국민적 합의 없이 가능할까. 불과 15만평의 면적에 소음도 없고 인구유입도 많아서 경제유발효과도 큰 제주해군기지를 건설하는데 대통령선거 두 번에 걸쳐 국론이 분열되었다. 사드배치에 필요한 면적은 3만 4,000평이다. 여기에 각종 방어ㆍ지원시설까지 추가하고 3.6㎞ 내 민간인을 옮기는 일을 정부 독단으로 결정할 수 없다. 국민의 이해라는 거대한 파도를 넘어야 할 정부는 미국에게 한국 국민을 설득할 카드를 요구해야 한다.

그 카드로 먼저 800㎞로 묶여 있는 탄도탄 사거리를 최소 2,000㎞까지 확대해주도록 요구해야 한다. 주변국은 우리 수도를 공격하고 생명줄인 해상수송로를 봉쇄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도 주변국의 수도를 타격할 자산이 있어야 긴장고조시 공격과 봉쇄를 당하지 않을 수 있다.

다음으로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자산인 원자력잠수함 건조에 대한 동의와 기술지원을 약속 받아야 한다. SLBM 방어는 미국과 러시아가 그러듯 수중에 매복하여 SLBM 잠수함이 기지를 나오면 원자력추진으로 끝까지 미행하는 전술이 가장 효과적이다.

너무 강하게 나가면 미국이 과거 ‘애치슨라인’처럼 한국을 방어선에서 배제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중국 코 앞에 지상군을 배치 할 수 있는 한국의 매력은 너무나 크다. 우리 정부는 자신감을 가지고 미국에게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 미국의 사드배치를 동북아의 맹호로 도약하는 지렛대로 삼는 지혜를 보일 때다. 이런 대가를 얻지 못하고 미국에 퍼주기식으로 기지를 제공한다면 사드는 다음 대선의 가장 휘발성 강한 이슈가 될지도 모른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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