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명대학과 비슷한 이름 내세워

케리 장관 서명 인증서로 현혹시켜

파키스탄 유명 소프트웨어업체가 ‘온라인 가짜 학위’ 장사로 매년 수백만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신문은 “해당 업체가 미국 유명대학과 비슷한 이름의 대학을 내세우는가 하면,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의 서명이 들어가 있는 인증서 등을 내세워 학위 취득 희망자들을 현혹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정보통신업체인 에그젝트(Axact)사는 수년간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통해 “세계 최고 석학들을 초빙했다, 대학생이 돼 꿈을 펼쳐라”라고 홍보하고 있다. 전세계 어디서든 온라인 클릭만으로 미국 대학과 고교 학위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에그젝트사는 2,000명이 넘는 직원을 고용하고 직원들에게 수영장과 요트 등을 제공하는 등 ‘실리콘밸리 스타일’로 경영하고 있다.

신문은 그러나 “전직 직원들과 내부 고발자 증언을 종합한 결과, 에그젝트사의 핵심 사업은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이 아닌 가짜 학위를 파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인터넷을 통한 고등교육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자 ‘수백년 된 사기 수법’을 온라인화해 큰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이다.

에그젝트가 운영 중이라는 온라인 대학들은 이름부터 미국 내 유명대학과 유사하다. 에그젝트가 온라인에서 운영중인 콜럼비아나 대학의 경우, 미국 콜롬비아 대학과 이름뿐 아니라, 전화번호도 거의 비슷하다. 에그젝트는 또 바클리(Barkly), 마운트 링컨(Mount Lincoln) 대학 학위 등도 홍보하고 있다.

내부 고발자들은 홍보 영상 대부분이 미국 대학 캠퍼스들을 짜깁기 한 것이며 영상에 등장하는 교수와 학생들은 배우들이라고 폭로했다. 심지어 등장 인물이 다른 대학 홍보물에 겹치기 출연하기도 한다.

에그젝트는 특히 존 캐리 국무장관의 서명이 들어간 합법적인 학위인증서를 자신들의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100달러도 안 되는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보통 인증서를 학위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수천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2013년에 퇴직한 한 직원은 “한 중동사람이 학위에 40만달러를 지불했다”고 말했다. 특히 구매자가 학위를 받은 뒤 판매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으면 “이 학위가 쓸모 없는 것이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밝히겠다”고 위협까지 한다.

피해지역은 주로 중동이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대형병원 간호사는 승진을 위해 가짜 의학학위에 6만달러를 지불했고 건설회사 수습 경리인 인도 국적의 모한(39)씨는 온라인 석사과정에 3만3,000달러를 쏟아 부었다. 이 때문에 모한씨는 매달 부모님께 부치던 월급 송금을 중단해야 했다.

이 회사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쇼아이브 아흐메드 샤아크는 미디어업계 거물로 알려졌다. 의혹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에그젝트사에 인터뷰 요청 및 상세한 서면 질의를 했지만, 에그젝트는 변호사를 통해 “근거 없는 주장일 뿐”이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고 덧붙였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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