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 기사를 보면 이제는 국가의 안전이라는 것이 희화화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미국의 사드(THAAD) 요격체계를 배치 안 하면 국가가 망하는 것처럼 요란 떨던 언론이 북한의 잠수함발사미사일(SLBM)이 출현하자 사드나 킬체인(Kill-chain), 한국형미사일방어(KAMD)체계가 소용없다고 난리다.

통상 핵심무기로 이루어진 하나의 체계를 건설하려면 10년이 넘는 기간과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입해야 하고 운용요원의 무기 숙달에 상당한 교육과 훈련, 정비 시스템이 구비되어야 한다. 그런데 북한이 뭘 슬쩍 보여주기만 해도 어제의 무기가 오늘 무용지물이 된다는 이야기라면 국방을 하자는 말인지 아닌지 아리송하다. 이렇게 우리 스스로 혼란에 빠지면 군사력 건설에 반드시 전제가 되어야 하는 일관성 있는 국방정책이 실종된다. 그건 결국 국방을 하지 말자는 이야기다.

북한이 모조품으로 보이는 수중발사미사일을 쏘아 올리긴 했다. 그렇다고 이게 과연 잠수함발사미사일(SLBM)이라고 할 수 있는가? 초등학교 야구 선수가 공 한 번 잘 던졌다고 해서 류현진이나 박찬호가 된 것은 아니듯이 유사 시험에 불과한 이번 미사일 발사를 두고 북한이 SLBM을 보유했다고 말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게다가 언론은 북한의 SLBM에 “군이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비관적 결론을 유포시키며 한껏 위기를 고조시킨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전략잠수함 탄도탄수중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의 무인정찰기가 출몰했을 때도 대책이 없다며 난리를 피운 게 1년 전이다. 그리고 작년 말에는 북한의 노동미사일이 한국으로 날아온다며 또 대책이 없다고 했다. 이런 식이라면 멀지 않은 시기에 북한이 원자력 잠수함 건조를 한다고 발표하거나, 더 나아가 핵융합 수소폭탄을 개발한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지금 한국의 심리상태라면 거의 기절 상태가 되어 완전히 사지가 마비된다. 실제로 미국과 한국에 충격을 주는 방법에 숙달된 북한은 멀지 않은 시기에 그런 쇼를 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때도 또 아무 대책이 없다고 국방정책을 바꾸자고 할 것인가?

2차 대전 당시 연합군은 독일의 유보트에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 그러나 전쟁을 하면서 그 대응방법을 개발하였고 결국은 전쟁에서 이겼다. 지금 우리가 북한이 가하는 위협에 일일이 모든 대책을 마련하기란 비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위험하기까지 하다. 북한이라는 나라는 총체적인 품질불량국가이며 실패작이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저렇게 허세를 부리고 허풍을 치는 것만이 고립된 처지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이 되는 막다른 현실이 보인다.

그렇다면 “대책이 없다”고 호들갑 떨 일이 아니라 왜 지금 북한이 저렇게 이상한 행동을 하는지 그 의도를 살펴보는 게 안보를 도모하는 지혜일 것이다. 그런데 진위 여부도 의심스러운 이 시험에 대한 기술적 분석이 착수되기도 전에 마치 정부는 북한의 SLBM이 기정사실인 것처럼 여기며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열었고 국회는 긴급 상임위원회를 개최하였다. 진짜 미사일도 아니고 모조품으로 비행시험도 아닌 사출시험에 불과한 시험 한 번으로 말이다. 북한에 미사일 발사 잠수함이 존재하는지 자체도 모른다. 한마디로 코미디다.

꽃게잡이 철이 다가오는 6월을 앞두고 만일 북한이 도발한다면 해안포와 같은 재래식 무기가 동원될 것이다. 그러면 기존에 수립한 군사계획이 이상이 없는지 잘 점검하고 다른 가능성도 따져가며 대비할 일이다. 잘 놀라는 가슴으로는 한반도 안보를 관리할 수 없다. 북한의 SLBM 위협을 무시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국민이 놀라기 전에 정부가 먼저 놀라고 언론이 더 호들갑 떠는 짓은 하지 말자는 얘기다. 그런 새가슴으로 앞으로 어떻게 한반도 전략을 기획하고 유사시 전쟁에서 승리하겠는가.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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