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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환경 균형에 대한 순정한 관심이 점수 보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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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환경 균형에 대한 순정한 관심이 점수 보태

입력
2015.05.0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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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서울 인사동에서 열린 팔봉비평문학상 최종심에서 심사위원들이 수상작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팔봉문학비평상 운영위원회 간사인 홍정선씨와 심사위원단인 정과리 김인환 김주연 오생근씨.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k.co.kr
지난달 29일 서울 인사동에서 열린 팔봉비평문학상 최종심에서 심사위원들이 수상작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팔봉문학비평상 운영위원회 간사인 홍정선씨와 심사위원단인 정과리 김인환 김주연 오생근씨.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k.co.kr

올해 팔봉비평문학상 최종심에 오른 평론집 중엔 시조에 관한 책이 두 권이나 들어 있어 화제가 되었다. 우리의 고유한 문학 양식을 소생시키기 위해 정성을 다하는 분들의 성의를 치하하지 않을 수 없다.

심진경씨의 ‘여성과 문학의 탄생’(자음과모음)은 가장 급진적인 여성문학론을 개진하고 있는 책이었다. 논리는 강고하고 씩씩했다. 다른 입장들에 대한 좀 더 치밀한 비판이 있었다면 그의 문학관을 효과적으로 보완해 주었을 것이다.

조강석씨의 ‘이미지 모티폴로지’(문학과지성사)는 무엇보다도 자신만의 이론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넘쳐나고 있다. 그 발상은 신선하고 문학을 새롭게 이해시키는 계발적 힘이 있었다. 다만 그의 이론은 아직 형성 중인 것으로 보인다. 문학 텍스트들과의 마찰이 충분히 제어되지 않고 있었다.

장경렬씨의 ‘즐거운 시 읽기’(문학수첩)는 시의 자유 유람을 즐기고 있다. 만나는 시마다 바로 해석이 되고 문득 떠오른 세상의 온갖 시들이 술술 풀려 나온다. 다만 여행의 취미가 강해서 문학에 관한 새로운 생각의 길을 개척하는 데는 관심이 없는 듯이 보였다.

정홍수씨의 ‘흔들리는 사이 언뜻 보이는 푸른 빛’(문학동네)은 문학적 울림과 삶의 진실을 하나로 일치시키려는 열망이 진하게 배어 있는 책이다. 자신의 입장을 고집하지 않고 문학 작품들 저마다의 호흡과 풍경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음미하는 태도도 소중해 보였다. 다만 모든 문학적 현상들에 진실의 이름을 붙이다 보니 그 진실들의 깊이를 평준화시키는 문제가 있었다.

유성호씨의 ‘정격과 역진의 정형미학’(작가)은 현대시조의 다양한 면모들을 통해서 새로운 정형장르의 성립과 그 문학적 역할 및 세계문학장 내의 가능성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하였다. 논리와 비평이 순조로웠다. 다만 이 책 역시 무난한 결론을 일반화하고 있다는 약점을 안고 있었다.

심사자들은 선정의 어려움에 봉착하였다. 오래 토론한 끝에 유성호씨를 수상자로 뽑는 데에 합의를 보았다. 문학 환경의 균형에 대한 순정한 관심이 점수를 보탠 결과였다. 수상자에겐 축하를, 다른 분들에겐 애틋한 마음을 보낸다.

심사위원단(김주연 오생근 김인환 정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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