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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외교 '韓 홀대·日 중시' 징후 짙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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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외교 '韓 홀대·日 중시' 징후 짙어진다

입력
2015.04.1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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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워싱턴서 3국 외교차관회의

"애치슨 강당서 미일동맹 회고 강연"

카터 美국방, 양국 동시 방문

일본 언론과만 인터뷰 하기도

"韓에 日과 관계 개선 압박" 관측

尹외교 "오해일뿐" 진화 나서

일본을 거쳐 방한한 애쉬턴 가터(오른쪽에서 두 번째) 미국 국방장관이 9일 경기 평택시 오산공군기지에 도착해 커티스 스캐퍼로티(오른쪽에서 세 번째) 주한미군사령관과 인사를 하고 있다. 평택=사진공동취재단
일본을 거쳐 방한한 애쉬턴 가터(오른쪽에서 두 번째) 미국 국방장관이 9일 경기 평택시 오산공군기지에 도착해 커티스 스캐퍼로티(오른쪽에서 세 번째) 주한미군사령관과 인사를 하고 있다. 평택=사진공동취재단

미국이 동북아 지역에서 핵심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 가운데 상대적으로 일본을 더 중시하는 ‘일본 경사(傾斜)’징후가 워싱턴에서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비롯한 우리 정부 외교 관계자들은 오해라며 적극 진화에 나서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8일 워싱턴 특파원들과 간담회에서 “한미일 3국 외교차관이 다음주 워싱턴에서 만나, 안보문제를 포함해 광범위한 의제들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는 우리 측에서 조태용 외교부 1차관과 토니 블링큰 미 국무부 부장관, 사이키 아키타카(齊木昭隆)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참석할 것으로 보이며 북한 핵문제 대응과 한일관계 개선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이 관계자는 “미국으로서는 너무나 중요한 동맹인 두 나라가 오랫동안 불편한 관계가 지속되다 보니 운신의 폭이 좁아진 상황”이라며 “미국은 한일 관계개선을 갈망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나름의 역할을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일 양국 관계가 경색이 좀처럼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자, 미국이 나서 양국관계 개선을 중재하고 이를 통해 3각 안보협력을 적극적으로 복원하려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최근 웬디 셔먼 국무부 정무차관과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이 잇따라 ‘과거보다는 미래를 주시하자’며 일본 측 입장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이에 대해 한국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한미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이달 말 방미 때 상ㆍ하원 합동연설에서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주변국에 대한 사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히는 한편 “우리 정부도 진심 어린 사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미국 행정부와 의회, 학계, 언론 등을 상대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미 국무부가 내놓은 발표는 우리 정부의 해석과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국무부가 내놓은 별도 성명에서 14일 블링큰 부장관이 미 워싱턴 ‘해리 트루먼’ 빌딩의 ‘딘 애치슨’강당에서 미일 동맹의 의미를 되새기는 강연을 할 것이라고 밝힌 것. 2차 세계대전 직후 한국을 미국의 대 공산권 방위선 밖으로 설정, 북한의 6.25 도발을 허용한 애치슨 당시 미 국무장관의 이름을 딴 장소에서 미일 동맹의 의미를 되새기겠다는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사이키 차관도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외교가 관계자는 “카터 국방장관이 한국과 일본을 동시에 방문하면서 일본 언론과만 인터뷰를 하는 등 한국을 홀대하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며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한미일 3각 동맹의 구축을 위해 한국에게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압박하는 모습이 가시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인천 송도에서 열린 유엔 개발협력포럼(DCF) 참석 후 “최근 미일이 밀착하고 있다는 분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은 제로섬이 아니다”라며 미국이 일본 경사 움직임을 부인했다. 미일이 가까워진다고 한미동맹이 약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이다. 윤 장관은 “한미동맹과 미일동맹 관계를 제로섬으로 보는 것은 너무 단순한 생각”이라면서 “서로 보완될 수 있는 그런 관계”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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