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道 호박市]

새누리당 김무성대표가 31일 여의도 당사에서 4.29.보궐선거 새누리당 공약발표회에 참석해 4명의 예비후보와 함께 붉은 앞치마 차림으로 '새줌마, 우리 동네를 부탁해' 구호를 외치며 선거승리를 다짐하고 있다.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4ㆍ29 재보궐선거를 앞둔 정치권에 때아닌 ‘아줌마’가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먼저 새누리당이 정책공약 발표회에서 빨간 앞치마를 두르고 나서 ‘새줌마 퍼포먼스’로 재미를 봤죠. 그러자 이번에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아줌마 3인방’으로 반격에 나섰습니다. 이에 새누리당이 부랴부랴 경계령을 내리며 재보선에서 그야말로 아줌마 전쟁이 벌어진겁니다.

격전지는 여당의 전통적인 텃밭으로 새누리당 후보의 무난한 승리가 점쳐지던 인천 서ㆍ강화을 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예상을 깨고 여야가 접전을 벌이고 있죠. 이는 강화 출신인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인재근 의원, 신동근 후보의 부인 김경숙 여사로 구성된 ‘강화도 아줌마 3인방’이 한 몫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강화의 딸을 자칭하는 아줌마3인방은 12일 열리는 강화 풍물시장에 함께 방문해 신 후보를 돕겠다는 계획입니다. 본인 역시 지역에서 10년 이상 일해온 새정치연합의 신 후보도 강화와 인연이 있는 세 사람을 앞세워 안상수 새누리당 후보가 이 곳 출신이 아니라는 점을 집중공략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부인 권정숙여사가 6일 부친의 고향인 인천 강화를 찾아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신동근 새정치연합 예비후보 사무실 제공

새누리당은 김 대표와 후보 4명이 빨간 앞치마를 두른 사진을 붙인 ‘새줌마 투어버스’의 출발을 인천에서 하고 김 대표가 6일 하루를 꼬박 지역에서 보내는 등 공을 들이고 있지만 진짜 아줌마의 힘에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양입니다. 특히 문 대표의 부인 김 여사의 움직임이 활발한데요. 3월 28일 신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저는 강화의 딸이다”라고 인사했던 김 여사는 6일에 강화를 찾고 이어 오늘(8일) 재방문, 지원에 나섰습니다. 문 대표도 이에 맞춰 자신이 ‘강화의 사위’라는 점을 강조, 3월 29일 기자간담회에서 “5ㆍ18 때 강화도 처가에 갔다가 체포돼서 거기서 사법시험에 합격했다”며 “제가 강화의 사위”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강화 교동도가 고향인데다 부친과 친인척들이 거주하고 있는 인 의원과 아이쿱강화소비자활동연합회 이사장으로 10년 넘게 일하고 있는 신 후보의 부인 김경숙 여사도 강화 토박이임을 내세워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고 있습니다.

인천 서ㆍ강화을은 검단신도시가 있는 서구 지역이 강화 전체 유권자 수의 두 배지만, 젊은 유권자가 대부분인 서구는 투표율이 낮은 편이라 실제 투표자 수는 두 지역이 비슷비슷한 수준입니다. 게다가 강화는 여당 지지세가 뚜렷해 주로 이 곳에서 선거 승패가 정해졌죠. 2007년 대선 당시에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60.5%의 지지를 얻어 당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16.9%)를 3배 이상 앞섰습니다. 2012년 대선에서도 박근혜 대통령(69.8%)이 문재인 대표(29.5%)를 크게 앞질렀죠. 새정치연합이 강화도 아줌마3인방을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강화지역의 중요성에 이어 제주의 겐당(친척)문화처럼 강화에서도 지역 출신 후보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있어 이를 노린다는 전략입니다.

후보가 모두 남성인 이번 재보선에서 여성인 아줌마들의 행보는 더욱 눈에 띕니다. 사실 그 동안의 선거에서 본인이 후보가 아닌 이상 여성의 역할은 정치인의 아내로서 곱게 옷을 차려 입고 수줍게 손을 흔들거나 보육원, 양로원 등에 방문해 자애로운 어머니 상을 보여주는 데 그쳤습니다. 하지만 김정숙 여사의 경우 대선 때 눈물의 편지를 읽고, 새정치연합의 당 대표 경선이 한창이던 1월에 문 대표를 대신해 정견 발표까지 하는 등 적극적 내조를 보인데 이어 이제 남의 선거까지 팔을 걷어붙이고 뛰어들고 있습니다.

남성 후보에게 다소 부족한 정서적 유대감과 친밀감을 아줌마를 통해 전달할 수 있는 만큼 강화에서 아줌마3인방의 활약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반면 본인의 지연에 그치지 않고 부인의 고향 연고까지 끌고 와 ‘사위론’을 들고나서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지역의 아들, 딸에 이어 사위까지 나왔으니 이러다 손자, 사촌, 사돈의 팔촌까지 다 나오겠다는 우스개 섞인 우려입니다.

전혼잎기자 hoi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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