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이화여대 등 17개大 참여한 서울총장포럼 첫 회의서 일부 주장

서울의 주요 대학 총장들이 기여 입학제 허용과 등록금 책정 자율화 등의 ‘규제 완화’를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본고사, 고교등급제와 함께 금지된 기여입학제를 허용해 달라는 것은 그 동안 대입 정책의 근간이 됐던 ‘3불 정책’을 허무는 것이어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용구 중앙대 총장은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회 서울총장포럼’에서 “사립대학에 등록금 책정 등 재정운영 자율권을 부여하고 기여입학제를 허용해야 한다”며 “장학금 등에만 사용하도록 한 대학 적립금도 수익사업에도 투자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서울총장포럼은 서강대, 중앙대, 이화여대 등 서울지역 4년제 대학 17곳의 총장이 참여해 대학의 미래 비전을 찾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기여입학제 허용을 주장한 이용구 총장은 이 포럼의 초대 회장을 맡았다. 다만 이 총장은 “개인의 생각일 뿐 포럼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 총장들도 이 총장의 발언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 황선혜 숙명여대 총장은 “경상비 상승, 장학금 확대 등 등록금 인상 요인이 많았지만 정부 방침에 따라 최근 7년간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해 왔다”며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등록금 인상이 아니라 등록금 회복이란 표현을 쓰는 게 맞다”고 말했다. 유기풍 서강대 총장은 “대학 재정의 70%를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 사정이 어려워져 기부금도 줄고 있다”며 “오죽하면 등록금 인상 이야기가 나오겠느냐”고 토로했다.

하지만 서열화된 대학 구조 속에서 각종 특혜를 누리고 있는 서울 주요 대학들이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여 입학제 허용, 등록금 자율화가 실시될 경우 서울 주요 대학과 지방대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다는 것이다.

이수연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서울 시내 대학들은 전국 30위 안의 대학들로 서열화된 대학 체계 내에서 학생 수급부터 예산 지원까지 많은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중기 전국교수노조 위원장은 “중앙대의 등록금이 지방대보다 월등히 높아도 학생들은 중앙대를 선호하는 서열 구조 속에서 이들 대학들이 더 큰 특권을 누리겠다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학생 부담으로 이어지는 등록금 인상은 ‘등록금 부담 완화’를 공약했던 박근혜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배치돼 논란이 예상된다. 노중기 위원장은 “등록금 부담이 큰 우리 교육 현실과 맞지 않는 주장”이라며 “더구나 기여입학제는 경제적 부가 학력 대물림으로 이어지는 가장 나쁜 형태의 재정 수급 방안”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경희대 문과대, 서울대 인문대, 성균관대 문과대 등 45개 학생회 소속 학생 대표들은 이날 서울 동작구 중앙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중앙대가 내놓은 학사구조선진화 방안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중앙대를 시작으로 다른 대학들도 인문대학의 정원감축과 학과 폐지 등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 있다”며 “대학은 기업에 인재를 양성해 주기 위한 곳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k.co.kr

양진하기자 real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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