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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리콴유, 박정희 전대통령과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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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리콴유, 박정희 전대통령과의 인연

입력
2015.03.2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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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10월 박정희(왼쪽 세번째) 전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에서 故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를 접견하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1979년 10월 박정희(왼쪽 세번째) 전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에서 故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를 접견하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는 생전 한국과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네 차례 방한을 통해 싱가포르 경제 부흥을 이끈 지도자로서 한국의 지도자들에게 영감을 주는가 하면, 국내 주요 인사들과 민주주의 해석을 두고 팽팽하게 맞서기도 했다.

리 전 총리는 1979년 10월 19일 처음 한국에 방문했다.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과 만난 리 전 총리는 2000년 9월 출간된 회고록 ‘일류 국가의 길’에서 “(박 전 대통령은) 날카로운 얼굴과 좁은 콧날을 지닌 작고 강단 있게 생긴 분으로 엄격해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또 “영어를 할 줄 아는 그의 20대 딸 박근혜의 통역으로 대화가 진행됐다”며 당시 작고한 모친 육영수 여사를 대신해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던 박 대통령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이후 리 전 총리는 2006년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이 지방선거를 지휘하다 얼굴 테러를 당하기 직전에도 면담했다. 그는 당시 박 대통령에게 “지도자가 부패하면 안 된다”며 21세기 리더십의 조건을 설명했다. 이듬해엔 싱가포르에서도 회동했다.

리 전 총리는 1994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아시아적 가치’를 두고 논쟁을 벌여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리 전 총리는 당시 미국 정치평론지 포린어페어를 통해 서구를 따라잡으려면 아시아 국가 나름의 독특한 민주주의를 채택해 국민의 정치적 자유를 일부분 제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김 전 대통령 역시 포린어페어에 ‘문화가 운명인가? 아시아의 반민주주의적 가치에 대한 신화’라는 제목의 기고를 통해 “리콴유의 주장은 민주주의를 거부하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리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군인 출신 대통령들의 통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는 회고록에서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해 “그들은 당시 통용되던 기준에 따라 행동했다”며 “그 기준에서 이들은 악당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리 전 총리를 잊지 못할 국가지도자 중 한 명으로 꼽기도 했다. 리 전총리는 1981년 싱가포르 창이공항 건설 당시 현대건설 사장이던 이 전 대통령을 불러 5분짜리 비디오를 보여주며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외쳤고, 이 전 대통령은 당시 깊은 인상을 받아 그의 철학을 국정운영에 반영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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