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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서비스, 먹구름 걷어내고 새 IT한류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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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서비스, 먹구름 걷어내고 새 IT한류로 뜬다

입력
2015.03.1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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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발전法 9월 시행 '탄력'

공공기관도 민간 서비스 도입

법적 근거 마련돼 활성화 기대

美 기업 40%가 사용해 대중화

2017년엔 한국 시장 5000억 규모

취약한 보안성 강화가 당면 과제

모바일 게임업체 A사는 최근 신규 게임 출시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신작 개발비도 부담이지만 서버나 방화벽 등 실제 게임 운영과 관련된 기반 시설 비용이 더 걱정이다. 이용자들의 수요 예측이 어려운 상황에서 많은 비용을 들여 직접 기반 시설에 필요한 장비를 갖추는 것은 모험이나 다름없다.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면 장비 투자는 고스란히 손실로 남는다.

결국 A사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찾은 해법은 클라우드 서비스다. A사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 특성상 시간대에 따라 이용자들이 한꺼번에 많이 몰릴 때가 있는 데 클라우드 시스템에서는 그때마다 빠르고 유연하게 서버 증설 등을 할 수 있어 효과적”이라며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용은 이용량을 기반으로 과금 되기 때문에 직접 장비를 구입하는 것보다 많이 저렴하다”고 말했다.

클라우드란 인터넷에 연결된 중앙 서버에 각종 소프트웨어와 자료를 저장해 놓고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등 다양한 정보기술(IT)기기로 접속해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그만큼 이용자들은 따로 컴퓨터(PC)나 노트북에 소프트웨어 및 자료를 설치하거나 보관하지 않아도 되고 별도 저장장치도 필요 없다. 이용료는 사용한 만큼만 내면 된다. 따라서 시간과 장소의 장벽을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IT업계의 혁명으로 통한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이처럼 활용성이 높지만 그동안 국내에서는 보안과 안정성 등을 우려한 공공기관과 기업들의 외면으로 활성화되지 못했다. 여기에 물꼬를 튼 것이 지난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클라우드 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이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에서도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를 우선 도입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이 법은 올해 9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IT업계도 클라우드 발전법 제정을 반기는 분위기다.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클라우드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돼 긍정적”이라며 “클라우드가 새로운 IT 한류를 주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발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최양희(가운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지난 10일 클라우드 업체인 영림원소프트랩을 방문해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최 장관은 이 자리에서 "국내 클라우드 산업이 활성화되고 국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부 제공
클라우드 발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최양희(가운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지난 10일 클라우드 업체인 영림원소프트랩을 방문해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최 장관은 이 자리에서 "국내 클라우드 산업이 활성화되고 국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부 제공

왜 클라우드인가

선진국의 클라우드 시장은 이미 대중화 단계에 접어 들었다. 시장조사업체 CDW에 따르면2013년 기준으로 미국 기업의 40% 이상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IBM은 44조원을 클라우드 서비스에 쏟아 붓겠다고 밝혔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이용자 입장에서는 클라우드가 IT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기존의 소유 방식에서 대여 위주로 바꾼 것이어서 유용한 부분이 많다. 우선 IT 기반 시설을 직접 구축해서 운영하는 것보다 비용을 최대 50% 아낄 수 있다. 또 이용한 만큼만 비용을 내기 때문에 자금 손실도 최소화할 수 있다. 비용만 놓고 봐도 자금이 부족한 벤처 중소기업들에게 클라우드 서비스는 단비 같은 존재다.

장비를 소유하지 않으니 관리하거나 운용할 별도의 조직이나 인력을 내부에 두지 않아도 된다. 대신 인력을 각 기업들의 핵심 역량에 집중해 생산성 향상을 꾀할 수 있다는 점도 기업 입장에선 매력적이다.

특히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의 대중화는 클라우드 수요를 끌어 올리고 있다. 최근 오라클과 IBM,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세계적 IT기업들이 국내 시장에 앞다퉈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진출하는 이유도 그만큼 클라우드 서비스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봤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13년 1,842억원이었던 국내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2017년 5,0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보안 문제는 해결해야 할 선결 과제

당면 과제는 보안문제다. 당장 금융기관 및 공공기관에서 잇따라 발생한 대형 해킹 사고 때문에 국민들이 사이버 보안 문제에 대해 민감하다. 이런 상황에서 서버와 각종 자료를 인터넷에 올려 놓고 이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해 덩달아 우려할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클라우드 서비스의 보안이 민감한 문제로 떠오를 수 밖에 없다. 통신업체 관계자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성공 여부는 결국 개인정보 인증과 관리, 기업 데이터의 유출 방지 등을 포함한 보안성 강화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해외 IT 기업들의 국내 시장 진출도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내 기업들에게는 독이다. 따라서 브랜드 인지도나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영세한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은 거대한 해외 기업들과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 국내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해외 기업들이 국내에서 클라우드 사업을 진행하며 이용료를 얼마나 낮출 지 모르겠지만 국내 동종 업체들에게 타격이 클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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