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통과] 김영란법 적용 사례 Q&A

친한 기자의 아들 돌잔치 선물로, 10만원 상당 금반지 주면 과태료

고장 난 신호등 교체 너무 늦어져, 국회의원에 민원하면 부정청탁 아냐

공직자 금품수수 장면 목격 땐, 권익위에 직접 신고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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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의 과다한 식사접대까지 형사처벌하는 '김영란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공무원들이 점심시간에 밖으로 바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란법이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김영란법이 투명한 공직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도 높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어리둥절할 뿐이다. 공직자에게 무엇을 하면 안 되는지, 어떤 부분을 신고해야 하는지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선 대다수 국민들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김영란법이 적용되는 실제 사례를 통해 가장 빈번할 궁금증을 정리했다.

Q.건축사업을 하는 자영업자다. 토지 인허가를 받아내기 위해 99만원씩 10명의 구청 공무원에게 총 990만원의 돈봉투를 돌렸다. 형사 처벌 대상인가?

A.안타깝게도 김영란법으로는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 김영란법은 공직자가 동일인에게 총 300만원을 넘게 받을 경우, 준 사람과 받은 사람 모두를 처벌 대상으로 삼을 뿐, 공여자가 100만원 이하로 돈을 나눠 여러 공직자에게 돈을 준 경우에는 누구도 처벌하지 않는다. 다만 이 경우는 직무관련성이 있기 때문에 과태료가 부과된다.

김영란법을 피한 공직자는 형법상 뇌물죄로 처벌할 수 있다. 문제는 뇌물죄가 금액과 상관없이 처벌이 가능하지만, 직무관련성 외에도 대가성이 반드시 입증돼야 유죄 판결이 난다는 점이다. 뇌물죄 재판에서 무죄 이유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부분은 “대가성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다”이다.

Q.기업 홍보직원이다. 친한 기자의 아들 돌 잔치 선물로 10만원 상당의 금반지를 보냈다. 이 것도 김영란법이 금지하나?

A.원칙적으로 김영란법은 공직자의 경조사비를 포함, 공공기관이 지급한 포상금과 기념품 등 17개 항목을 처벌 예외 금품으로 분류했다. 다만 예외 금품의 가격이 대통령이 정한 가격 기준을 넘지 않아야 한다. 향후 정부가 결정할 김영란법 관련 대통령령이 5만원을 기준으로 잡는다면, 10만원 상당의 돌잔치 반지는 다른 금품과 마찬가지로 불법 금품수수에 해당돼 과태료를 내야 한다는 얘기다.

Q.서울 은평구민이다. 고장 난 대로의 신호등 교체가 너무 늦어져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민원을 넣었다. 부정한 청탁으로 처벌되나?

A.김영란법은 부정청탁의 7개 예외사유로 ‘공직자나 공공기관에 직무를 처리해줄 것을 요구하거나 진행상황과 조치결과를 문의하는 행위’를 넣었다. 다만 민원인이 신호등 설치업자 등 민원 내용과 직접적인 이해당사자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김영란법은 이해당사자가 3자를 통해 부정청탁할 경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기 때문이다.

Q.소송 과정에서 억울한 일을 당했다. 출입기자에 관련 내용을 제보하는 것도 부정청탁에 해당되나?

A.김영란법이 언론인도 법 적용 대상으로 확대했지만, 금품수수의 경우만 처벌 대상에 들 뿐, 부정청탁 15개 유형에는 언론인 관련 조항을 만들지 않았다. 제보 과정에서 기사의 대가로 금품을 제공하지 않았다면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다.

Q.퇴근하는 길에 한 국회의원이 유명한 기업인에게 골목에서 현금 다발을 받는 모습을 봤다. 어디로, 어떻게 신고하나?

A.일반 국민이 금품수수나 부정청탁의 장면을 목격해 신고하는 방법은 비리 공무원의 소속 기관에 직접 신고하거나,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에 고발 및 수사의뢰를 하면 된다. 김영란법은 여기에 국민권익위원회에도 신고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소속기관과 권익위는 국민 신고의 사실관계를 파악해 문제가 있으면 수사기관에 사건을 이첩하며, 수사기관은 자체적으로 형사처벌 여부를 판단한다.

Q.옆집 부부가 사립학교 이사장이 부정 입학의 대가로 1,000만원을 요구해 마지못해 건넸다고 들었다. 사립교원만 김영란법에 포함돼 이사장은 처벌이 안 되는 것인가?

A.가까스로 사립학교 이사장도 처벌 대상에 포함됐다. 국회는 이날 마지막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친 뒤 법 적용대상에 사립교원과 함께 사립학교 재단 이사장과 임직원을 포함시켜 최종 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1월 정무위원회에서 넘어온 개정안에 사립교원만 명시되고, 영향력이 더 큰 이사장 등이 누락돼 뒤늦게 이들을 추가한 것이다. 법의 범위 안에 들어온 이상, 해당 사립학교 이사장은 금품수수 금지 조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논란 끝에 여야가 합의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 제정안이 3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제처 심의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되면 1년6개월 간의 유예 기간을 거쳐 시행되며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에 상관없이 공직자를 포함해 언론인·사립교원까지 100만원 초과 금품 수수시 처벌이 가능해져 공직사회에 커다란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 출입문을 오가는 공무원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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