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역사적 결정" 평가 후 보수 진영 총공세 현실화 조짐

새누리 '종북 숙주론' 野에 포문, 검경도 국보법 위반 수사 드라이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 해산을 결정한 뒤 진보진영 전체를 향한 보수진영의 공안ㆍ종북몰이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보수단체들이 통진당 당원 전체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발한 데 이어 여당은 대여 총공세를 시작했고 경찰까지 국보법의 칼을 빼 들면서 공안정국 분위기가 더욱 뚜렷해졌다. 보수진영의 드라이브는 헌재가 통진당 해산을 결정하며 경계한 이념갈등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더욱 위험스럽다.

새누리당은 22일 새정치민주연합을 향해 ‘종북숙주론’을 제기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집권만을 위해 통진당과 연대했던 새정치연합은 낡은 진보세력과 절연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완구 원내대표는 헌재 결정에 대한 비판을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의 압박은 종북 문제를 고리로 야당을 제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는 헌재 결정 직후 불필요한 이념논쟁의 촉발을 우려한 듯 신중한 태도를 보이던 것과는 정반대 입장이다. 여당의 태도변화가 헌재 선고를 ‘역사적 결정’이라고 평가한 박근혜 대통령의 언급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비선실세 의혹으로 수세에 몰린 여권의 국면전환용 대응이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검찰은 이미 보수 시민단체의 고소ㆍ고발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며 보수진영의 드라이브에 호응하고 있다. 검찰은 ‘통진당 해산 국민운동본부’가 헌재 결정 직후 이정희 전 통진당 대표와 전직 의원 5명, 당원 10만명 등을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자마자 이를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에 배당해 21일부터 수사를 시작했다. 검찰은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설명이지만, 당원들 중 일부는 다른 진보단체에서 활동 중이고 다수는 일반 시민들이어서 경우에 따라 대규모 공안사건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의 공안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로 시민단체 ‘코리아연대’ 사무실과 민통선평화교회 목사 이모씨의 주거지 등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경찰에 따르면 코리아연대는 이적단체로 규정된 ‘연방통추’ ‘범민련 남측본부’와 연계해 연방제통일 및 국보법 철폐 투쟁을 전개하고, 인터넷 카페 등에 북한의 선군정치를 옹호ㆍ찬양하는 내용의 글을 게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물론 경찰청은 “이번 압수수색은 통진당 해산 건과 상관없이 2011년부터 수사해 온 사안”이라고 해명했지만 강제수사 시점이 통진당 해산 직후라는 점에서 의심을 사고 있다.

정부 여당을 포함한 보수진영의 공세는 헌재가 통진당 해산을 결정하면서 전달한 우려마저 무색케 하고 있다. 헌재는 결정문 말미에 “통진당의 해산이 또 다른 소모적인 이념논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경계한다”면서 “통진당의 일반 당원들 및 통진당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기도 했던 다른 정당들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이념공세는 있어서는 안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정희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진당 인사들에 대한 보수성향 시민단체의 고발이 있자마자 검찰이 수사에 적극 나서는 건 헌재 결정과 맞물려 공안정국 조성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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