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경의 반려동물 이야기]

지난해 여름 돌고래 제돌이와 춘삼이, 삼팔이가 제주 앞바다로 돌아갔습니다. 우려와 달리 100여마리의 남방큰돌고래 무리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사실 이들과 함께 제주도로 돌아가야 할 돌고래가 더 있었습니다. 바로 태산이와 복순이입니다. 이들은 춘삼이, 삼팔이와 함께 불법 포획돼 제주 퍼시픽랜드에 넘겨진 돌고래들로, 대법원은 몰수형을 내렸지만 건강이 좋지 않아 방류는 기약없이 미뤄졌고 지금까지도 서울대공원 수족관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태산이는 윗 주둥이가 5㎝정도 잘린 장애를 갖고 있고 복순이는 선천적으로 입이 비뚤어져 있는데요, 무엇보다 이 둘은 ‘감금 상태의 돌고래에게서 보이는 우울증 증상’까지 앓고 있었습니다. 해외 전문가들은 야생에서 포획되면서 포획 과정에서 받은 고통과 좁은 수조에 갇힌 스트레스 때문에 수족관 돌고래들이 보이는 전형적인 증상이라고 봤습니다.

태산이와 복순이는 전보다 건강이 훨씬 좋아졌다고 합니다.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적극적으로 먹이를 섭취하고, 활발한 운동성을 보이고 있고요. 지난주부터는 서울대공원에서 시민들의 모금으로 살아있는 먹이를 공급해 사냥 능력을 회복하는 훈련에도 돌입했습니다.

서울대공원 수조에서 제주도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는 태산이와 복순이. 동물자유연대 제공

최근 이들을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해 동물단체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는 태산이와 복순이를 돌려보내자는 온라인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현재 900명이 넘는 인원이 참가한 상태입니다. 모아진 서명은 동물자유연대와 핫핑크돌핀스가 서울시, 제주도, 해양수산부에 전달된다고 합니다. 동물단체들은 또 이달 초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태산이와 복순이의 야생방류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태산이와 복순이를 방사하려면 또 다시 수억원의 비용이 필요합니다. 방사 전까지 사육비용, 이송비용, 위치추적기 구입비용 등인데요, 제돌이가 제주도로 돌아가는 데 드는 비용이 7억5,000만원임을 감안하면 정부의 지원과 시민들의 관심이 없이 이들의 고향찾기는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남방큰돌고래는 우리나라 제주 연안에만 서식하는 종으로, 현재 100 여 마리밖에 남지 않아 한 마리가 소중한 동물입니다. 내년에는 태산이, 복순이도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와 함께 자유를 찾아 제주도 연안을 누빌 수 있을까요.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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