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구성원 개별활동일 뿐…통진당 해산은 민주주의 성과 훼손"

김이수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19일 오전 통합진보당에대한 정당 해산 심판 청구 선고를 앞두고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헌법재판소의 19일 통합진보당 해산 선고에서 김이수(61·사법연수원 9기) 헌법재판관은 유일하게 반대의견을 냈다. 그는 통진당의 목적과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지 않고 해산의 필요성도 인정되지 않는다며 대부분 쟁점에서 해산에 반대했다.

김 재판관은 우선 '북한식 사회주의 실현'이라는 통진당의 '은폐된 목적'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엄격한 증명이 필요한데도 법무부가 오히려 논의의 당연한 전제로 삼았다고 했다.

그는 당비를 내는 진성 당원이 3만여명인 점을 언급하며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지적했다. 일부 구성원이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한다고 해서 전체가 그렇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김 재판관은 핵심 강령인 '진보적 민주주의'가 넓은 의미의 사회주의 이념이자 진보적 논리·정책의 조합일 뿐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여러 나라의 진보정당들이 비슷한 주장을 하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통진당 강령에는 "일하는 사람이 주인되는 자주적 민주정부를 세우고, 민중이 정치경제 사회 문화등 사회생활 전반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진보적인 민주주의 사회를 실현하겠다"고 돼있다.

김 재판관은 대부분 재판관 의견과 달리 이런 강령이 북한식 사회주의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도입됐다고 볼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또 옛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창당과 분당을 거듭하면서 당내 민족해방 계열의 비중이 커졌지만 이들 전체가 북한을 무조건 추종하고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한다고 볼 근거 역시 없다고 지적했다.

김 재판관은 통진당이 대표적 북한 추종세력으로 지목되는 데 대한 의견도 피력했다.

그는 통진당 강령에 사회주의적 요소가 포함된 만큼 북한 주장과 다소 유사한 것은 자연스럽다고 봤다. "통진당이 북한을 추종하기 때문에 이런 유사성이 나타났다고 보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해석"이라고도 했다.

김 재판관은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잔존세력이 당을 장악했다는 법무부 주장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거나 조직원으로 언급된 단지 몇 명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경기동부연합·광주전남연합 등 오늘날 자주파로 이어지는 세력의 경우 "어떤 이념을 공유하거나 지지하며 통일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도 입증됐다고 볼 수 없다"며 반대의견을 폈다.

대부분 재판관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반하는 폭력적·비민주적 활동으로 본 내란음모 회합이나 비례대표 부정경선, 중앙위원회 폭력사태, 여론조작 사건 역시 일부 구성원의 개별 활동일 뿐 정당 전체가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움직인 결과는 아니라고 그는 판단했다.

내란음모 회합의 경우 지역조직인 경기도당 행사에서 이뤄졌고 구체적 활동 역시 '비핵평화체제와 자주적 평화통일'이라는 당의 기본노선에 반한다는 의견을 냈다.

부정경선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그동안 우리 사회가 산발적 선거부정이나 정당 관계자의 범죄는 형사처벌과 정당의 정치적 책임의 문제로 해결해왔다"며 "통진당의 기본노선에 입각했거나 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부족하다"는 논리를 폈다.

마지막으로 김 재판관은 사회적으로 보면 득보다 실이 크다며 통진당 해산에 반대했다. 사상의 다양성이 훼손되고 소수세력의 정치적 자유를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사회의 진정한 통합과 안정에도 저해된다는 것이다. 10만여 명에 이르는 당원에 대한 '사회적 낙인 효과'도 우려했다.

그는 "우리가 오랜 세월 피땀 흘려 어렵게 성취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성과를 훼손하지 않기 위한 것이고 헌법정신의 본질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기각의견의 취지를 설명했다.

연합뉴스

관련 기사

api_db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