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세수 진도율 전년보다 5%P↓… 결손액 10조원 안팎으로 예상

세수 실적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까지 3년 연속 세수 결손에 이어 내년, 내후년도 장담할 수 없는 세수 펑크 고착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장밋빛 전망에만 기대며 “증세를 할 때가 아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2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11월 재정동향’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세수 진도비율은 70.5%로 지난해 같은 시점(75.5%)보다 5.0%포인트 낮았다. 격차는 7월 3.2%포인트, 8월 4.7%포인트 등으로 달마다 커지는 양상이다. 목표한대로 세수가 걷히지 않을 뿐 아니라 덜 걷히는 규모도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기재부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에 따른 내수 부진과 환율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올해 세수 결손이 8조~9조원 정도라고 예상하지만 지난해 8조5,000억원이 부족했던 걸 감안하면 그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세수 결손 규모를 10조7,000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전문가들도 대략 10조원 안팎을 예상한다.

더구나 내년 역시 세수 결손이 불가피해 사상 초유의 4년 연속 세수 펑크를 예고하고 있다. 정부가 내년 세수 예상치(221조5,000억원)를 올해보다 2.3% 늘려 잡았지만 올해 10조원 안팎의 세수 결손이 발생하면 실제로는 7%(약 15조원) 이상의 세수 증가 목표를 잡은 셈이다. 기업실적 악화와 내수 부진 등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그런데도 정부의 중장기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내후년인 2016년부터는 다시 세입이 해마다 6% 이상 늘어난다는 가정 하에 중기재정계획을 짜 놓았다. 내년부터 경제성장률이 4%대로 올라가면 이듬해 세수가 늘어난다는 논리인데, 내년에도 성장률이 이에 못 미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1%대에 고착화할 조짐을 보이는 물가 역시 세수 부진을 더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실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낮은 경상성장률(실질성장률+물가상승률)이 세수 부족의 원인”이라고 지목하기도 했다.

세수 부족은 결국 재정 부담으로 이어진다. 국세 수입은 감소한 반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재정 집행을 늘림에 따라 9월까지 통합재정수지 적자폭은 전년보다 4조4,000억원,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은 5조9,000억원 커졌다. 중앙정부 채무는 500조원에 육박한다. 차기 정권, 나아가 미래 세대의 부담이 고스란히 커지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대책 없이는 매년 세수 펑크의 악순환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원윤희 서울시립대 교수는 “경기가 안 좋다고만 할 게 아니라 이번 정부가 공약했던 비과세 감면 축소, 지하경제 양성화 등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세입 전망은 냉정한지 긴급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원식(한국재정학회장) 건국대 교수는 “복지 부문의 경직적 지출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 세수 펑크 심화가 우려된다”라며 “지금이라도 솔직히 ‘증세 없는 복지’가 힘들다는 사실을 털어놓고 증세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고찬유기자 jutdae@hk.co.kr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인기 기사

api_db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