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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1일 국토교통부에서 한 통의 메일이 왔습니다. ‘국토부 발표 9월 미분양 통계 엉터리로 드러나 보도 관련’이라는 제목의 참고 자료였는데요. 앞선 28일 발표한 전국 미분양 주택 수(9월 말 기준)에 오류가 있다는 한 언론 보도를 인정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초 미분양 물량이 4만2,428가구로 전달 보다 5.3% 감소했다고 언급한 것과 달리, 실제 3만9,168가구로 12.5%가 줄었다는 거였습니다. 무려 3,260가구의 오차가 난 셈입니다.

문제가 된 곳은 강원도였습니다. 국토부는 이 지역 미분양 물량이 총 4,890가구로 전달 대비 181%가 급증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확인 결과, 실제 미분양은 허수(3,260가구)를 뺀 1,630가구 수준이었고 이는 전달 대비 오히려 6%가 감소한 수치였습니다. 원인을 살펴보니 미분양으로 분류된 단지의 청약 마감일이 모두 10월로 계약 가능성이 남아 있었음에도, 이들 물량이 전부 미분양으로 포함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같은 실수는 어떻게 나오게 된 걸까요. 과정을 살펴보면 앞으로 통계의 신뢰성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난감해 보입니다. 우선 국토부는 해당 광역지방자치단체로부터 각 지역 미분양 물량을 보고 받는데요. 하지만 이 수치는 지자체 공무원들이 건설사 등 시행사로부터 받은 자발적인 신고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시행사 입장에선 미분양 물량을 최대한 숨기고 싶기 때문에 애초 신고가 제대로 이뤄지기 힘든 겁니다. 이와 함께 데이터를 종합하는 각 지자체 담당자나 국토부 역시 꼼꼼한 검증 없이 이를 받아 쓰는 점도 주요 요인 입니다.

이런 관행 때문에 그간 오류는 종종 발생했습니다. 또 업계에선 실제 미분양 물량이 정부 통계의 최대 2배에 이를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통계에 반영되진 않지만 ▦건설사 직원 명의로 계약한 물량 ▦공사대금을 미분양아파트로 지급한 물량 ▦분양을 전제로 전세로 우선 공급 뒤 2~3년 뒤 최종 결정 하는 ‘애프터리빙’ 물량 등을 포함하면 훨씬 많다는 겁니다.

그로 인한 피해와 우려 역시 그간 많이 지적돼 왔는데요. 이 같은 오류가 시장에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거품을 키우고, 자칫 공급조절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소비자가 부실한 건설사와 계약을 맺은 뒤, 부도가 나면 고스란히 피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정부는 “오차를 인정하지만 미분양 흐름을 확인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국토부는 ‘통계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미분양 통계 전산시스템 개편, 지자체 공무원 교육 강화 등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며 개선 방침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시행사의 미분양 신고를 유인할 마땅한 수단이 없고 담당자 부족에서 오는 부실 검증 등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선 비슷한 오류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국토부는 앞으로 어떤 다른 노력을 보여줄까요. 시장의 혼란과 피해가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일은 부디 없기를 바랍니다. 세종=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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