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청, 신일·숭문 2곳만 유예, 6개 학교 2016년부터 일반고로

조 교육감 "모든 자사고 추첨으로" 학생 선발권 두고도 다툼 불가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31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자율형사립고 6개 학교를 지정 취소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한주형 인턴기자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3)

서울시교육청이 지정취소 대상이었던 서울지역 자율형사립고 8곳 가운데 면접을 통한 신입생 선발권 포기 의사를 밝힌 신일고와 숭문고를 제외한 6곳의 자사고 지정을 취소했다. 시교육청은 자사고의 우수학생 독점을 막기 위해 2016학년도부터 모든 자사고가 추첨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도록 할 계획이지만, 지정 취소된 자사고들은 즉각 소송에 착수했고 교육부도 시교육청의 처분을 취소하라며 시정명령을 내리는 등 법적 다툼이 본격화됐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31일 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희고, 배재고, 세화고, 우신고, 이대부고, 중앙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를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조 교육감은 “종합평가점수 순위와 운영개선계획안을 바탕으로 6개 교에 대해 지정 취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학교 재학생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1년간 유예 기간을 둬 이들 6개교는 2016년부터 일반고로 전환된다.

앞서 29일 시교육청에 운영개선계획을 제출하고 학생 선발권 포기 의사를 밝힌 신일고와 숭문고는 2016년까지 지정 취소가 유예됐다. 조 교육감은 “자사고의 우월적 지위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는 학생 선발권과 교육과정 자율편성 등의 특권인데, 두 학교는 이를 정상화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다른 시교육청 관계자도 “7개 자사고들과 입학전형 방식을 두고 지속적으로 접촉해 왔다”고 밝혀 학생 선발권 포기가 자사고 지위 유지의 결정적인 요소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즉각 지정 취소에 대한 시정 명령을 내렸다. 교육부 관계자는 “올해 6월 운영 성과평가를 완료한 상태에서 조 교육감이 재평가를 실시한 것은 재량권의 일탈과 남용”이라며 “지정취소 이전에 교육부 장관과 협의를 반드시 거쳐야 하지만 이런 과정 없이 취소를 강행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시교육청이 11월17일까지 시정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직권 취소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자사고 지정 취소는 정당한 법적 절차에 따라 고유 권한을 발동한 것”이라며 “교육부의 시정 명령은 적절치 않으며 차분히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지정 취소된 자사고와도 법적 다툼을 벌여야 한다. 서울자사고교장협의회는 이날 시교육청을 찾아 “지정 취소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시교육청을 상대로 자사고 지정 취소 무효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제기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배재고 등 5개 학교는 법무법인 태평양, 이대부고는 법무법인 율촌을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했다.

학생 선발권을 둘러싼 법적 다툼도 불가피하다. 조 교육감은 2016학년도 자사고 입학전형부터 신입생의 추첨 선발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고교 입학 전형은 교육감의 승인을 얻어 학교장이 정한다’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김용복 배재고 교장은 “현행 법령상 학생 선발을 어떻게 할지는 자사고 학교장이 결정할 문제”라며 “학교장의 고유권한을 그대로 뺏기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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