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경의 반려동물이야기]

반려견 꿀꿀(11·시츄)을 키우면서 가장 궁금했던 것은 꿀꿀이가 혼자 있을 때 뭘 할까였다. 최근 폐쇄회로(CC)TV를 통해 집에 있는 반려견을 지켜보면서 말을 걸고, 집안을 어지럽힌 강아지도 찾아낸다는 TV CF를 보고 큰 마음을 먹고 10만원대 가정용 CCTV를 장만했다. 휴대폰이나 노트북에서 상하좌우로 카메라를 움직일 수도 있고 꿀꿀이에게 말을 걸 수도 있다.

휴대폰으로 꿀꿀이를 지켜본 첫 날부터 한 달이 넘게 지났지만 아직까지 오전에는 꿀꿀이가 어디에서 시간을 보내는 지 알아내지 못했다. 가족들과 함께 집에 있을 때 항상 머무는 거실에 있는 폭신한 방석에 있을 것이라는 나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휴대폰으로 앱을 실행하면 꿀꿀이는 벌써 CCTV의 사각 지대로 이동해버린 뒤였다. CCTV 설치 초기 오전에 꿀꿀이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어 안절부절 못하자 주변에선 의부증 의처증도 아닌 의견증(疑犬症) 아니냐는 얘기까지 들어야 했다.

하지만 꿀꿀이의 생활패턴을 파악한 것은 하나의 성과였다. 오후에는 거실에서 물을 마시고 방석에서 잠을 잤다. 아니면 거실과 부엌을 둘러보고 소파 위에 가서 잠을 자기도 했다. 이름을 불러보기도 했지만 별 반응은 없었다.

때때로 휴지를 물어 뜯거나 가방 속 먹을 것을 뒤지는 장면도 포착했다. 그 때 “꿀꿀! 그만해! 하지마!”라고 앱을 통해 외쳐보지만 다급한 목소리에 잠깐 고개를 들 뿐 꿀꿀은 하던 일을 계속했다.

TV에서 보니 CCTV를 통해 이름을 불러주자 주인의 목소리에 반응도 하고, 명령에도 따르는 강아지도 있지만 꿀꿀이는 목소리에 민감한 편은 아니었다. 강아지마다 반응하는 것도 달랐던 것이다.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키우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로 반려동물을 혼자 두는 게 마음에 걸린다는 것을 꼽는다. 여러 명의 가족들과 함께 지낸다고 해도 낮에는 혼자 있는 경우는 종종 생기게 된다. 이러한 수요를 겨냥해 가정용CCTV 이외에도 혼자 있는 반려견을 위한 똑똑한 서비스들도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최근 채널을 확대하고 있는 반려견들을 위해 만든 도그TV다. 집에 혼자 남은 반려견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음악과 함께 다양한 반려견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국내에서만 1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했다고 한다. 이외에 원격조정이 가능한 레이저 포인터를 장착해 스마트폰으로 레이저 포인트를 움직이면서 반려동물과 밖에서도 놀아줄 수 있는 ‘펫큐브’, 액정표시장치(LCD)화면과 스피커 등을 갖춰 반려동물에게 간식을 주기도 하고, 양방향 카메라를 통해 주인이 반려동물을 지켜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반려동물도 주인을 볼 수 있는 ‘펫챗’등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홀로 남은 반려동물의 외로움을 IT기술이 조금이나마 달래줄 수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CCTV를 설치하고 느낀 것은 좀 더 많은 시간을 꿀꿀이와 보내고 싶다는 것이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인기 기사

api_db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