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ers로 시작된 신종족

현대는 신종족의 폭발시대

신종족에서 트렌드 읽어내야

제임스 마샬이란 목수는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서북부 200㎞ 거리에 있는 콜로마라는 동네 작은 개울에서 금괴를 주웠다. 소문이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가자 일확천금을 노린 수많은 사람들이 노다지를 찾아 앞다퉈 이 지역으로 몰려들었다. 1848년에 800명이었던 샌프란시스코 인구는 1849년 5만명으로 늘어났고 1855년 30만명이 됐다. 1849년부터 물밀듯 몰려든 이들은 포티나이너스(49ers)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그 후 이 이름은 샌프란시스코 미식축구팀의 공식 명칭이 됐다. 165년 전 캘리포니아에 불어닥친 골드러시에서 정작 큰 돈을 번 사람들은 포티나이너스가 아니었다. 리바이 스트라우스란 젊은이는 거친 환경에서 일하는 광부들을 위해 쉽게 찢어지지 않는 청바지를 개발해서 자신의 이름을 딴 기업을 일궈냈다. 헨리 웰즈와 윌리엄 파고는 광부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금을 사는 웰즈 파고라는 은행을 세워 큰 부자가 됐다.

같은 조상, 같은 언어, 같은 습관을 가진 사람들을 ‘종족’이라 부르듯 같은 문화, 같은 행동, 같은 소비패턴을 보이는 집단을 ‘신종족’이라고 부른다. 19세기에 포티나이너스가 있었다면, 20세기에는 1950년대에 나타난 비트(Beat)족이 있다. 당시 세속적인 기성세대에 대한 저항문화를 대변하던 비트족은 1960년대 중반 본격화한 월남전에 대한 반전운동과 연결돼 히피(Hippie)족으로 다시 태어났다. 히피족은 1970년대 도시에 거주하는 젊은 전문가들인 여피(YUPPie)로 변신했고, 1980년대에는 아기 없이 부부 모두 직장생활을 하는 딩크(DINK)족이 됐다. 그 후 1990년대에는 부자면서 방랑벽이 있는 보보스(BoBos), 2000년대에는 자연을 사랑하는 웰빙(Well Being)족이 됐다.

최근 신종족이 다수 출현하고 있다. 직장에 다니면서 저녁과 주말에 학생이 돼 공부하는 샐러던트(Sala-dent)족이 있는가 하면, 직장을 잃은 사람들 중 다시 한번 취업에 도전하기 위해 준비하는 리바운더(Rebounder)족이 있다. 극단적인 스포츠를 즐기는 익스트림(Extreme)족, 주말이면 화려한 파티를 즐기는 파티족도 있다. 애완동물과 함께 사는 앤로(AnLo)족, 각종 전자기기를 온몸에 붙이고 사는 모비드(Mobid)족이 있는가 하면, 성인이 돼 부모 곁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 함께 사는 부머랭(Boomerang)족, 은퇴 후 가진 돈을 아낌없이 쓰는 골드족도 있다.

과거 새롭게 출현한 종족을 가장 먼저 발견한 사람들이 큰 돈을 벌었듯이 우리 주변에 새롭게 나타나는 종족을 알아챌 수 있다면 쉽게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소비자행동 이론에서는 소비자의 성별, 나이, 주거지, 결혼여부, 가처분 소득 등이 소비자의 소비패턴을 결정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전통적 판단기준은 대부분 파괴됐다. 남녀가 같은 제품을 사용하는 유니섹스(Unisex) 시대가 됐고, 나이에 상관없이 소비가 일어나는 에이지레스(Ageless) 시대가 됐다. 도시ㆍ지방 간 소비패턴 차이가 없어진 지는 오래다. 결혼여부를 가릴 수 없는 여성을 지칭하는 미씨(Missy) 시대가 도래했고, 누구든지 크레디트카드만 있으면 가처분소득과 상관없이 명품을 살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이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을 신종족에서 찾아 보면 어떨까. 신종족은 새로운 사고와 행동으로 패션, 문화, 경제, 사회의 흐름을 변화시키면서 새로운 특징을 만들어 내는 문화적 리더 역할을 한다. 나아가 새로운 시장 트렌드를 형성하고 새로운 경제적 사고를 전파시킴으로써 구매패턴의 변화, 시장의 흐름변화 등을 창출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신종족이 가진 가장 중요한 역할은 창의적 비즈니스 모델을 이끌어 내는 소비자 역할이다.

신종족을 브랜드와 연결해서 생각해보자. 제품 브랜드, 기업브랜드, 지역브랜드, 국가 브랜드 등 지금까지 우리가 사용해온 모든 브랜드는 생산자를 대상으로 만들었다. 우리는 소비자가 왕인 시대에 살고 있다.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붙여주는 것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의식의 변화이다. 신종족은 시장이 구매자시장으로 바뀐 오늘날 소비자 입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진정한 고객브랜드다.

조동성 서울대 명예교수·메커니즘경영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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