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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직원 사랑은 남다릅니다. 서비스업 정면 돌파, 증세 논란 적극 해명, 민생법안 처리 국회 설득, 국제회의 참석 등 ‘경제 살리기’ 일정을 소화하기도 바쁜 와중에 직원들을 살뜰히 챙기려 노력합니다.

29일 그는 확대간부회의에서 “장관에게 눈도장 찍을 필요가 절대 없다”고 선언했습니다. “국장들이 일주일에 장관을 한번 내지 두 번 꼭 봐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라”는 것입니다. “급하면 전화를 하라”고 대안까지 제시했습니다. 최 부총리는 또 “국회에 너무 많은 인력은 오지 마라”고 덧붙였습니다.

8월 직원 80명과 함께 한 업무효율화 토론회에서 나온 대책들이 현장에서 뿌리내리게 하라는 취지죠. 당시 대책은 ▦각종 국회 회의는 주요 간부만 출석 ▦부총리 대면보고 3분의 1로 감축 ▦국회 질문지 밤 10시까지 못 구하면 퇴근 등입니다. 최 부총리는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자에게 “반응이 어떻느냐” “달라진 게 있느냐” “효과가 있다고 하더냐” 등의 질문을 하며, 관심을 표했습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5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을 방문해 최근 경제동향과 관련 질의 응답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앞으로 더 지켜봐야겠지만 심리적 효과는 확실한 것 같습니다. 기재부의 직원들은 한결같이 “실세 정치인 출신이라 다르다” “마음의 부담은 조금 줄었다” “퇴근이 한결 가볍다”고 얘기합니다.

최근 기재부는 최 부총리 지시로 세종과 인근 지역으로 옮기길 희망하는 4급 이하 직원들의 배우자를 조사하기도 했습니다. 배우자가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직원일 경우, 해당부처와 기관에 인사교류 등 협조를 요청해 동반 이주를 추진한다는 거죠. 그간 남편(부인)은 세종, 부인(남편)은 서울 등에서 주말부부로 두 집 살림을 하다 보니 육아, 가정생활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계속돼왔습니다.

그런데 “결혼 잘못한 죄로 영원히 기러기 아빠”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옵니다. 배우자가 민간회사에 다니는 직원들은 이번 조사 대상에서 빠졌거든요. 기재부가 “추후 대상을 민간기업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히긴 했지만, 당장 성과를 내긴 어려워 보입니다. “연금도 깎이는 마당에 배우자가 민간회사에 다니면 오히려 복으로 여기고, 언제든 공직을 떠날 각오를 해야 한다”는 얘기도 들리네요.

첫술에 배부를 수 있겠습니까. 옳은 방향으로 가다 보면 차차 길이 넓어지겠지요. 무엇보다 “예산실 등은 휴가도 좀 보내라”라는 최 부총리의 이날 지시가 즉각 실행됐으면 좋겠습니다.

세종=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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