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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세종청사 5동 4층 복도를 지나가다보면 한 번쯤 쳐다보게 되는 사무실 현판이 있습니다. 저 같은 외부인은 물론이고 같은 공무원들조차 “이런데도 있었네” 하며 한 마디씩 주고 받는데요. 주인공은 다름아닌 해양수산부 산하 ‘해파리중앙대책본부’입니다. ‘중앙대책본부’라는 명칭이 주는 엄중함과 바다에서 가볍게 유영하는 ‘해파리’의 이미지가 도무지 어울리지 않기에, 큼지막하게 새겨진 아홉 글자가 이목을 끌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해파리는 대체 어떤 피해를, 얼마나 주길래 대책본부까지 꾸려진 걸까요? 이는 피해규모를 보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해수부는 지난 2008년 해파리로 입은 어민 피해를 집계한 결과 최대 2,290억원에 이른다는 추정치를 발표했습니다. 특히 한여름 8월 남해안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돼 그물을 끌어올리면 “물 반, 해파리 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인데요. 때문에 참장어, 전어, 새우, 병어 등의 조업에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되고 그물 손상으로 인한 수리비 등으로 어민들의 속앓이는 말도 못한다고 합니다.

인천항 연안부두 인근해상에는 몰려든 해파리떼. 한국일보 자료사진.

또 해수욕장이 일제히 개장하는 시기와 맞물려 물놀이객들이 해파리에 쏘여 응급실을 찾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무려 1,785명이 해파리 쏘임 피해를 당했는데요, 다행히 올해는 태풍 등의 영향으로 인파가 줄며 616명으로 급감했습니다. 대책본부는 이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 바다에 배를 띄어 직접 방제활동을 벌이고 해파리 출현예보를 발령, 관광객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있습니다. 얼마 전엔 해파리 퇴치 로봇까지 만들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더위가 어느 정도 가신 9월, 대책본부는 좀 한가해졌을까요? 담당 직원들은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8월에 주로 나타난 보름달물해파리(국내종)는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지만, 9월이면 동중국해에서 넘어오는 맹독성의 노무라입깃해파리(외래종)가 기승을 부리기 때문입니다. 특히 해파리의 증식을 돕는 연안오염이 점차 심화되고 있어 중국과 우리나라 해역의 해파리 출현 횟수는 지난 2000년부터 매년 급증하고 있습니다. 또 온난화의 영향으로 수온이 올라가면서 추운 겨울을 제외하곤 연중 출몰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해수부는 전남 보성ㆍ고흥ㆍ장흥군 앞바다에 해파리 관심경보를, 경상남도 해역에 해파리 주의보를 발령했다고 합니다. 이쯤 되면 해파리 피해를 무심코 넘길 일 만은 아니겠지요. 해파리중앙대책본부 직원들은 지난 여름부터 계속 긴장상태입니다.

세종=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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