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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선물세트 총정리

입력
2014.08.26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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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꽉→헐렁… 거꾸로 진화한 선물포장

1986년-2014년 치약비누세트 내용물 비슷, 공간의 차이는 뚜렷

당신은 어느 것을 받고 싶습니까?

1986년 판매되었던 치약비누세트(왼쪽)와 현재 시중에서 판매중인 치약비누세트.
1986년 판매되었던 치약비누세트(왼쪽)와 현재 시중에서 판매중인 치약비누세트.

시중에서 판매 중인 9,900원짜리 치약비누세트(오른쪽)와 1986년 판매되었던 선물세트(왼쪽·롯데백화점 제공). 어느 쪽이 더 좋아 보이는가?

플라스틱 고정재를 제거한 후 빈 공간이 절반가량이나 나온 현재 제품에 비해 과거 제품은 내용물 사이에 빈틈이 거의 없다. 칫솔보다 작은 스티로폼 두 개가 고정재 역할을 할 뿐.

빈 공간이 과도하게 많아 보이는 현재 제품의 포장 기준 위반 여부를 환경부에 물었다. 환경부의 ‘제품의 포장재질, 포장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 제4조’에 의하면 종합제품의 경우 포장공간비율 즉 내용물을 제외한 빈 공간이 전체의 25%를 넘으면 안 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고정재가 쓰인 경우 내용물의 부피를 가산한 후 포장공간 비율을 계산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해당 제품은 단속 기준을 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은 법. 적당한 공간 안에 깔끔하게 정돈된 선물세트를 마다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어차피 버려지는 포장재로 인해 낭비되는 돈과 자원, 늘어나는 쓰레기 역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30년 전 선물세트의 빡빡한 배치에 자꾸 눈이 가는 까닭이다.

동일한 선물세트 최저-최고가 무려 5배 차이 나기도

온라인 쇼핑몰서 126종류 가격 비교

추석 선물세트를 판매하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 간의 가격 편차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의 용량과 수량이 동일한데도 불구하고 최저가와 최고가의 차이가 최고 다섯 배까지 나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 22일 한 인터넷 포털에서 운영하는 쇼핑 전문 사이트를 통해 가격비교서비스가 제공되는 추석선물세트 126종류의 가격을 비교했다. 그 결과 최저가와 최고가의 가격차이가 최저가의 두 배(100%) 이상 나는 제품은10종류였다.

‘웅진홍삼정일품(240g X 2병)’의 경우 최저가가 19,010원인데 비해 최고가는 112,930원으로 가격차이는 무려 494%에 달했다. 가격차이가 두번째로 많은 제품은 ‘청정원고급유6호’로 306%의 가격차이를 보였다. ‘고려홍삼력절편골드’, ‘아모레퍼시픽 종합단장1호’, ‘CJ스팸8호’가 각각 179.4%, 130%, 123%로 뒤를 이었다.

명절 선물세트 변천사… 그때 그 시절의 인기 상품, 기억나세요?

50년대

50년대 선물. 쌀과 돼지고기
50년대 선물. 쌀과 돼지고기

6·25 직후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 추석 선물을 주고 받을 여유가 없었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극소수의 계층만이 쌀이나 달걀, 돼지고기 등 농산물을 주고 받는 정도였다.

60년대

60년대 인기 선물. 비누세트(왼쪽)와 포대설탕
60년대 인기 선물. 비누세트(왼쪽)와 포대설탕

여전히 물자가 부족했던 시기다. 비누나 설탕, 밀가루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생필품이 인기였다. 몇몇 백화점은 추석 선물 카탈로그와 함께 상품권을 선보여 고소득층의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70년대

70년대 인기 선물. 조미료, 설탕, 내복, 성냥, 세제(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70년대 인기 선물. 조미료, 설탕, 내복, 성냥, 세제(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공산품 생산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커피나 화장품 세트와 같이 기호품을 선물하는 경우가 늘었다. 당시 백화점 선물 매출액 순위는 설탕, 조미료, 커피세트 순으로 생필품의 강세는 여전했다.

80년대

80년대. 양말, 과자 종합선물, 양주세트(왼쪽부터)
80년대. 양말, 과자 종합선물, 양주세트(왼쪽부터)

대중소비사회로 진입하면서 추석선물은 다양화, 고급화의 길을 걷는다. 과자 종합선물이나 넥타이, 양말 등 잡화세트가 인기를 끌고 통조림세트도 등장했다. 당시 인기품목이었던 양말세트는 2012년 직장인이 가장 받기 싫어하는 선물세트로 선정되어 격세지감을 실감케 했다.

90년대

90년대. 지역 특산물
90년대. 지역 특산물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인삼이나 꿀, 영지 등 지역특산물이 추석선물로 각광을 받았다. 고가의 양주나 건강식품과 함께 참치캔 등 저가형 선물도 인기를 끌었다. 선물세트의 양극화 현상은 당시 경제상황을 반영한 것이었다.

2000년대

2000년대 인기 선물 와인, 올리브유(왼쪽부터)
2000년대 인기 선물 와인, 올리브유(왼쪽부터)

홍삼이나 올리브유 등 웰빙 상품과 함께 와인이 각광을 받았다. 백화점과 할인점을 중심으로 선물의 양극화는 더욱 심해졌다. 개성을 중시하는 시대인 만큼 피지산 생수, 프랑스산 소금과 같이 기억에 남는 차별화된 선물도 등장했다.

2014년

2014년 백화점 추석선물 카탈로그에 등장한 애완견 용품
2014년 백화점 추석선물 카탈로그에 등장한 애완견 용품

올해 추석은 불경기로 인해 중저가 선물세트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추석선물도 해외 직구하는 시대가 열렸다. 한 백화점은 추석선물 카탈로그에 애완견 용품을 실어 눈길을 끌었다.

가장 비싼 추석 선물세트는 6180만원짜리 와인

국산 대형차 값과 맞먹어

추석 선물 한 세트 가격이 국산 대형 승용차 한대 값이라면? 올해 롯데백화점이 내놓은 추석선물 중 최고가 아이템은 ‘샤또 무통 로칠드 1945년산’와인. 자그마치 6천 180만원이다. 롯데백화점의 가격 상위 5위 중 네 종류가 와인이었고 신세계백화점 역시 가격순위 1, 2위를 와인이 차지했다. 수백에서 수천만 원에 이르는 추석선물세트라니, 내년엔 자동차 선물세트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주고 싶고 받고 싶은 선물세트

백화점 고객들은 올 추석에 받고 싶은 선물과 주고 싶은 선물이 대체로 일치했다. 한우, 굴비, 건강식품, 과일 순이다. 할인마트 고객들의 주고 싶은 선물 리스트는 커피와 통조림, 조미료, 일상생활용품 순으로 채워졌다. 온라인쇼핑몰 옥션에 의하면 고객들이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은 현금 및 상품권이고 복합식품세트 제조사인 CJ제일제당은 고객들이 복합식품세트를 가장 받고 싶어 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박서강기자 pindropper@hankookilbo.com

류효진기자 jsknight@hankookilbo.com

그래픽= 강준구기자wldms4619@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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