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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고 수습을 위해 넉 달 이상 진도에 머무르고 있는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21일 취임 후 첫 출장을 갑니다. 지난달 국정감사 참석을 위해 서울에 올라온 것을 제외하곤 사실상 처음으로 현지를 떠나는 건데요. 24일까지 이란 테헤란에서 열리는 ‘제17차 아시아ㆍ태평양 환경 및 개발의원회의(APPCED) 총회’를 주관한 뒤, 곧 바로 일본 요코하마로 넘어가 26일까지 ‘제5차 한중일 교통물류장관회의’에 참석하는 일정입니다.

끝까지 진도에 머무를 줄 알았던 이 장관이 출장을, 그것도 해외로 간다는 소식에 좀 의아했습니다. 아직 현장에 실종자 가족들이 남아 있고 침체된 진도경기 회복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해수부 장관으로서 국익과 직결되는 국제 행사까지 무조건 불참하는 것이 마냥 옳은 일은 아닐 것입니다. 또 실종자 가족들에게 먼저 양해를 구했다는 점에서 그가 고심한 흔적도 엿볼 수 있습니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7월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두 건의 출장에서 이 장관은 모두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됩니다. 먼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인 그는 지난해부터 APPCED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APPCED는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환경문제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해 지난 1993년 한국아동인구환경의원연맹 소속 국회의원들이 주도해 만든 글로벌 의원 협의체입니다. 행사 주빈국으로서 각국 의원들을 맞이하고 원활한 교류가 이뤄지도록 할 책임이 그에게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의원 자격으로 참석하는 게 적절하냐는 시각도 있지만, 업무의 성격을 보면 실상 공무에 더 가깝다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한중일 교통물류장관회의 역시 2005년 한국이 제안해 만든 모임으로, 매년 세 나라 간 교통물류 현안을 논의합니다. 특히 올해는 개최국인 일본이 이 장관의 참석을 독려하며 “필요하면 전체 회의 일정을 조정하겠다”는 의사까지 전해왔다고 합니다. 그만큼 3국에 산적한 현안이 많다는 방증일 겁니다.

출장 후 이 장관은 진도로 돌아옵니다. 다만 부처 업무의 비중을 서서히 높일 것으로 보입니다. 몸은 진도에 머물되 중요한 현안은 직접 챙기겠다는 건데요. 세월호 사고 이후 해수부가 일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했던 점을 감안하면 정상으로 돌아오는 자연스러운 과정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그가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정치권의 무능으로 ‘세월호 특별법’이 표류하는 지금, 절망에 빠진 유족과 실종자 가족을 가장 잘 위로할 수 있는 사람 중 하나가 바로 이주영 장관이라는 사실입니다.

세종=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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