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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또 손을 내밉니다. 벌써 다섯 번째입니다. 따뜻합니다. 그는 참 악수를 좋아합니다. 1명이든 100명이든 먼저 손을 내밀고 맞잡습니다. 어떤 이는 황공해하고, 어떤 이는 당황합니다. ‘역시 정치인은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언뜻 들면서도 그 살가움을 굳이 거부할 이유는 없을듯합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알다시피 정치인 출신입니다. 그것도 관록의 3선으로 여당 원내대표를 지냈습니다. 누구보다 박근혜 대통령의 심중을 잘 아는 측근이자 실세로 불립니다.

그가 취임 전후 처음 한 일은 악수였습니다. 직원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는가 하면, 취임 직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선 70명이 넘은 기자들 전부와 악수했습니다. 전임 부총리와는 다른 면모죠. 처음엔 당황하던 공무원들과 기자들도 이제 으레 그가 손을 내밀길 바라는 눈치입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그의 악수는 장소 불문이고, 사람도 가리지 않습니다. 식당에 가면 종업원들의 손도 꼭 잡아준다고 합니다. 가끔 그가 내민 손을 바라보며 자신의 손을 내밀긴커녕 “누구세요”라고 묻는 이도 있지만 그는 ‘당황하지 않고~’ “최경환입니다”라고 거듭 손을 내밉니다.

여전히 전남 진도군에 머물고 있는 이주영(4선 의원) 해양수산부 장관의 악수도 최 부총리의 악수에 견줄만합니다. 신박(新朴)과 원박(元朴)으로 불리는 둘은 한때 여당 원내대표 자리를 놓고 일전(一戰)을 겨루기도 했지요.

이 장관의 악수는 최 부총리보다 친절(?)합니다. 맞잡은 상대의 오른손에 왼손을 슬며시 올려놓는 방식이거든요. 이 장관은 취임 초 자신의 별명이 ‘아귀 아재’라며 해양수산부 업무에 강한 의욕을 보였지만, 안타까운 참사로 아직 그 뜻을 펼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진도에서 화상회의를 하고, 그의 상경을 바라는 여론도 갈수록 늘고 있으니 조만간 업무에 복귀하리라 봅니다.

사실 악수가 대수겠습니까. 다만 누구의 손이라도 잡을 수 있다는 자세, 처음엔 상대가 거부하더라도 민망해하거나 기분 나빠하지 않고 거듭 손을 내미는 태도가 서민을 위하는 마음 씀씀이로 오롯이 연결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순 없겠지요.

그래서 저는 그들의 악수를 정치인의 의례적인 행위로 보지 않으려 합니다. 악수를 통해 국민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하고, 그들이 원하는 정책을 펴고, 설혹 정책에 반대하더라도 무시하지 않는 위정자가 되길 바랍니다. 악수(握手)를 많이 하면 악수(惡手)를 두는 일은 그만큼 줄어들지 않을까요?

세종=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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