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내 증시에서 쿠쿠전자가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6일 증시에 데뷔한 쿠쿠전자는 상장 이틀 만에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가총액 순위 97위(2조3,332억 원)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는데요. 사흘째인 8일 순위가 103위로 밀렸지만 시가총액 규모(2조1,371억 원)는 대표 유통주인 신세계(2조2,053억 원)와 맞먹는 수준입니다.

국내 전기밥솥 시장 1위 업체인 쿠쿠전자의 화려한 신고식을 접한 업계에서는 신인이지만 앞으로 성장성이 크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라고 입을 모으는데요.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형 수출 제조업체들은 입지가 좁아지는 반면 경쟁에서 살아남거나 중국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틈새 종목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쿠쿠전자의 중국 내 매출은 2012년, 2013년 잇따라 전년 대비 100% 이상 뛰어올랐습니다. 천승국 마케팅팀장은 “중국에서의 큰 호응은 밥 맛도 좋고 다양한 요리를 편리하게 할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한국서 만든 한국산임을 집중적으로 홍보한 점이 먹힌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에서 팔리는 리홈쿠첸 밥솥. 중국어와 함께 한글로 작동 요령이 설명이 돼 있다. 리홈쿠첸 제공

쿠쿠전자가 중국에서 판매하는 제품 정면에 ‘MADE IN KOREA’가 새겨져 있습니다. 전자 제품 잘 보이는 곳에 생산지를 표기하는 것은 보기 드문데 쿠쿠전자는 이를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있는 것입니다. 천 팀장은 중국에서도 같은 제품을 파는데도 굳이 중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제품을 사 가는 이유를 알아봤더니, 중국인들이 중국에서 만든 제품보다는 한국서 만든 제품을 신뢰한다는 사실을 알게 돼 한국에서 만든 제품임을 표기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2012년부터 중국 내 판매를 시작한 또 다른 전기밥솥회사 리홈쿠첸 역시 제품 표면(왼쪽 사진)에 생산지가 한국임(충남 천안)을 알리고, 버튼에는 중국어와 한글을 함께 쓰고 있습니다. 국내 압력밥솥 1위 회사 PN풍년은 한술 더 떠 중국에서 파는 제품의 포장 박스 글자(오른쪽 사진)를 중국어 없이 한글로만 쓰고 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내 소비자 반응 조사를 했더니 한국에서 한국산 제품을 사온 것처럼 무슨 뜻인지는 몰라도 한글로만 표기하는 걸 좋아한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습니다.

PN풍년이 중국에서 파는 돌가마타라벨 밥솥 포장 박스. 중국에서 판매하는 제품인데도 별도 중국어 표기 없이 한글로 그대로 표기 된 것을 판매하고 있다. PN풍년 제공

마치 과거 카메라, 워크맨, CD플레이어 등 일제 전자제품들에 일본어만 표기돼 있었던 것과 비슷한 상황입니다.

쿠쿠전자에 따르면 중국 말고도 베트남, 러시아에서도 ‘한국산 티 내기’ 이후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의 밥 맛과 음식 맛이 세계 방방곡곡 더 멀리 퍼지길 기대하면서, 세계인들이 덩달아 한글과 한국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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