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보기 시작한 지 얼마 안돼요, 어느 카드 쓰면 좋아요?’

‘신한, 비씨, 외환이 필수죠. 삼카(삼성카드)도 큰 이벤트 많이 해요.’

뮤지컬 마니아가 자주 찾는 인터넷 게시판엔 요즘 신용카드에 관한 글이 자주 올라 옵니다. 소비자 감성에 주목해 최근 몇 년 간 문화마케팅 차원에서 뮤지컬 프로모션에 공을 들여 온 신용카드업계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모양입니다. 마니아들은 공연 할인 등의 부가서비스나 단관(단체관람) 이벤트가 진행되는 신용카드의 이름을 줄줄 외고 있더군요. 더욱이 좌석 1,000석이 넘는 대작이 많은 여름을 맞아 신용카드사의 뮤지컬 이벤트도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습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한카드는 VIP고객을 대상으로 뮤지컬 ‘모차르트’ 단체 초청 행사를 가졌습니다. 삼성카드도 뮤지컬 ‘드라큘라’의 8월 7, 8일 회차를 모두 구입했습니다. 문화 공연 브랜드 ‘셀렉트’ 행사의 일환으로 삼성카드로 티켓을 구매하는 이들에게 동반자 티켓 1매를 더 주는 ‘1+1’ 행사를 진행한 겁니다. BC카드의 뮤지컬 등 문화 공연 할인 서비스 ‘라운지’ 역시 ‘브로드웨이 42번가’ 등 인기 뮤지컬의 할인 구매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그런데 넓은 범주의 ‘문화 마케팅’으로 묶기에는 유독 뮤지컬 장르 행사가 많은 게 눈에 띕니다. 대중가요 콘서트나 클래식 관련도 있기는 하지만 카드사의 뮤지컬 사랑은 좀 유난해 보입니다.

뮤지컬 '드라큘라'는 사랑과 집착 사이 줄타기로 관객의 오싹함을 선사한다. 오디뮤지컬 제공

이유를 알아 봤습니다. 일단 이벤트 진행이 수월합니다. 수만 명이 모여야 공연장을 꽉 채울 수 있는 대중가요 콘서트와 달리 뮤지컬은 가장 큰 규모라고 해 봐야 2,000명이 조금 넘는 정도입니다. 그러니 카드사로서는 매 행사를 ‘빈 좌석을 찾아 보기 힘든 성공적인 이벤트’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선호하는 장르라는 점에서도 고객 참여도에 대한 위험 부담이 없습니다. 클래식 연주회 같은 경우는 고객층이 매우 한정적이라 막상 행사를 열고도 빈 좌석이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무엇보다 뮤지컬 장르는 관객의 충성도가 높습니다. 신한카드의 ‘모짜르트’ 초청 행사의 경우 일부 좌석은 저렴한 가격이기는 했지만 유료로 판매했는데, 유료 구매자들의 참석률이 96%에 달했다고 합니다.

특히 이번 여름은 정보유출 사고 후 약 100일간의 영업정지 후 지난 5월 영업을 재개해 여전히 대형 마케팅 이벤트에 나서기 부담스러운 카드업계가 뮤지컬 마케팅을 하기에 안성맞춤인 계절입니다. 대규모 경품 행사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용은 적게 들면서 소비자의 감성을 파고드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죠.

올 여름 혹시 여행을 대신해 뮤지컬 관람 휴가 계획을 세우신 분이 계신가요? 일단 신용카드사의 할인 서비스 한 번 확인해 보시죠. 단, 예측 가능하면서도 공략이 쉬운 카드업계 마케팅 대상의 범주에 들어서게 됐다는 것도 잊지 마셔야겠죠.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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