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후 5시53분 강원 영동선 태백역-문곡역 사이에서 무궁화호 열차와 관광열차(O트레인)간 충돌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단선 구간인 문곡역 구간을 두 열차가 지나가는 과정에서 관광열차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정차신호를 무시했고, 역 밖에서 기다리던 무궁화호를 그대로 들이 받은 건데요. 이 사고로 승객 총 111명(승무원 8명 포함) 중 1명이 사망하고, 90명이 부상(경상)을 당했습니다.

사고 직후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성, 항공ㆍ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관 4명을 현장에 급파했고, 코레일도 상황실을 만들어 현장과 인근 병원에 직원들을 보냈습니다. 추돌이 아닌, 정면 충돌이라는 유례 없는 사고에 양측은 촉각을 곤두세우며 발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양 기관들이 사고 피해 및 수습상황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각기 배포하기 시작한 뒤 혼란이 시작됐습니다. 오후 7시8분 코레일이 보낸 상황과 12분 뒤 국토부가 공개한 내용은 같은 사고인가 싶을 정도로 큰 차이를 보였는데요. 사고 발생시각(코레일 17시53분경ㆍ국토부 17시50분경), 탑승객(코레일 78명ㆍ국토부 103여명), 사상자(코레일 5~10명ㆍ국토부 87명) 등 중요정보 가운데 일치하는 건 찾을 수 없었습니다.

22일 오후 5시50분께 강원 태백시 상장동 태백역과 문곡역 사이에서 청량리역으로 향하던 무궁화호 열차가 관광열차와 충돌하며 탈선해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뉴시스

사고 6시간이 지난 자정 전후에 배포된 보고 역시 사상자 수(91명) 이외에는 일치하는 게 없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기자들은 양쪽 기관에 전화를 걸어 오류를 찾느라 분주했고, 그 동안 최종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었습니다.

양 기관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 국토부는 확인전화가 빗발치자 결국 자정 이후 관련 보도자료를 내는 대신 문의에만 답하는 식으로 대응을 바꿨고, 코레일 홍보실은 출입기자들을 통해 국토부 집계 내용을 입수하는 등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습니다.

이 같은 혼선은 두 기관이 애초부터 상황을 파악하는 방법이 달랐던 데다, 발표 직전 기본적인 내용을 서로 확인하지 못한 안일함이 원인이었습니다. 실제 국토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소방방재청 집계현황 및 코레일의 보고를, 코레일은 자체 직원들의 파악내용을 기초로 자료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번 사고는 다행히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또 서로 다른 발표내용을 두고 큰 혼란으로 확산되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4월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발생시각, 사상자수, 탑승인원 등 기관들이 파악한 정보가 어긋나 모두를 혼란으로 빠뜨렸던 걸 생각하면 그동안 정부의 사고대응체계에 있어 무엇이 나아졌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컨트롤타워를 일원화 하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텐데 말입니다.

세종=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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