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시행되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로 인해 전력산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전력생산 과정에서 발생되는 온실가스가 국가 전체 배출량의 34%이고 배출권 시장에서의 비중이 47%에 이르지만, 현실적인 온실가스 감축수단이 별로 없고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초기 3년 동안 발전부문에 허용되는 배출권은 연간 239억톤(2015년)이나 230억톤(2017년)으로 실제 예상 배출량의 82~87%로 전망된다. 즉 배출량을 감축하지 못하면 부족한 배출권은 외부에서 조달하거나 높은 과징금으로 대체해야 한다. 그런데 거의 모든 산업계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이 어려운 현 상황에서 배출권을 외부에서 싼 값으로 조달할 수 있을까? 이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판단된다. 그렇다면 발전부문에서 자체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는 전력생산량을 줄이는 방안이다. 이는 소비자들이 전기소비를 절약하는 것인데, 배출량 전망에는 이런 소비절약 목표가 이미 반영돼 있어 추가적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강제적인 전력소비 감축은 곧 전력수급 불안을 의미하는데, 이는 사회적인 피해비용이 대단히 클 뿐만 아니라 발전회사가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 결코 아니다.

둘째는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발전연료를 사용하는 연료전환 방안이다. 전력 1㎾h 생산을 위해 발생되는 온실가스는 석탄 0.82㎏, LNG 0.36㎏, 원자력 및 재생가능에너지 0㎏이다. 따라서 배출량이 가장 많은 석탄발전을 줄이는 대신 원자력, 신재생에너지 및 LNG 발전을 늘린다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원자력으로의 연료전환은 배출량과 발전비용이 모두 줄어들기 때문에 효율적이다. 그러나 발전부문 배출량 예측자료에는 이미 2017년까지 준공되는 원자력발전소를 최대한 이용하는 것으로 반영돼 있으니 단기적으로 원자력을 통한 추가적인 배출량 감축은 기대할 수 없다. 장기적으로도 원자력발전소 신규 건설이 쉽지 않아 온실가스 감축 역할이 불확실하다.

풍력, 태양광 등 재생가능에너지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 그러나 매우 높은 비용이 소요될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는 개발 가능한 양이 많지 않다. 따라서 이미 반영된 전망치 이상의 추가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LNG발전으로 석탄발전을 대체하는 연료전환은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비용문제가 발생한다. 연료전환에 의한 감축비용이 톤당 18만~20만원으로 이는 예상되는 과징금보다도 훨씬 높다.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1.5~2배 이상 높은데, 이것은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LNG가 매우 비싸기 때문이다.

배출권 거래제 도입은 전력부문의 높은 비용부담을 요구한다. 배출량 감축 없이 톤당 10만원의 과징금으로 대체할 경우 소요되는 비용은 2015년 3조5,000억원, 2017년 5조2,000억원이며, 전기요금 증가요인은 각각 6.4%와 8.8%이다. 연료전환을 통해 실제로 온실가스를 감축할 경우 이보다 거의 2배의 비용이 소요된다.

이런 비용은 결국 소비자들이 전기요금을 통해 부담해야 할 몫이다. 비용을 다른 곳으로 전가해서도 안 되지만 할 수도 없다. 또한 대규모 산업용 소비자들은 자체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감축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전기요금까지 상승되면 이중으로 고통을 받는다. 자칫하면 우리나라 제조업의 경쟁력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릴 수도 있다. 낮은 가격으로 배출권을 조달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국가 전체적으로 배출권 공급이 부족해 보이는 현 상황에서 이를 기대하는 것 또한 무리이다.

온실가스 문제는 기후변화와 관련된 지구 전체의 커다란 이슈이며 이를 감축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조류이며 의무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제사회에서의 약속과 책임을 이행하는 측면에서 불가피하게 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제도도입에 따른 비용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함과 아울러 불가피하게 발생되는 비용에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공개하고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 한다. 산업체의 이중부담에 대한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

김광인 숭실대 경제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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