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한장으로 구제역 진단 가능해진다

카이스트 정기준ㆍ임성갑 교수팀 원천기술 개발

축산농가들에게 큰 피해를 입히고 있는 구제역이나 조류독감(AI) 등 전염성이 강한 질병을 종이 한 장으로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15일 카이스트에 따르면 생명화학공학과 정기준ㆍ임성갑 교수 공동연구팀이 종이나 비닐 등을 이용한 보급형 바이오센서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폴리머 케미스트리’의 지난 7일자 후면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현재 구제역 진단을 위한 바이오센서 기판은 안정성이 높은 금이나 유리가 사용되고 있는데 가격이 비싸고 휴대성이 떨어져 현장에서 사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게다가 항원진단을 위해 사용되는 항체의 높은 생산단가로 인해 진단시스템의 가격이 비싸 축산농가 등에 보급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바이오 센서의 제조단가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휴대성을 높이기 위해 초기화학적 진공증착법(iCVDㆍ상온에서 수증기를 이용해 화학물질을 입히는 방법)을 이용해 종이나 비닐 등 저렴한 재료에 고분자 박막을 씌웠다. 또 박막과의 화학적 반응을 통해 항체 단백질을 안정적으로 고정시키는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고온에 견디지 못했던 기존 항체 대신 미생물을 기반으로 만들어 저렴하면서도 섭씨 70도 이상의 높은 온도에서도 안정성을 보이는‘크링글도메인’이라는 유사항체도 개발했다.

정기준 교수는“현재 구제역 의심신고가 들어오면 시료를 채취해 전문기관에서 분석하는데만 2~3일이 걸린다”며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현장에서 신혹하게 진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포스트잇이나 책자형태로 진단키트를 만들어 축산농가에 보급하면 현장진단을 통해 무조건적인 살처분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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