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톺아보기] 새정치 공천 파동 막전막후

동작을에 원칙 없는 전략공천, 광산을 권은희 카드도 논란

"이러다가 재보선 망칠라" 벌써부터 지도부 교체설 거론

권은희 새정치민주연합 광주 광산을 후보자가 11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안철수 김한길 공동대표로부터 공천장을 받고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지난주 새정치민주연합은 7ㆍ30 재보궐선거 후보자 공천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았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공천 파동이 선거 결과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원칙이 무너진 전략공천과 무질서한 ‘내리꽂기’에 당내에서조차 “이러다가 재보선 망치겠다”는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 재보선 이후 지도부 교체설까지 나오는 이번 파동은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 스스로가 자초한 화’라는 말이 많다.

중진 텃밭 배제론이 논란의 진원

광주 광산을은 이번 공천 논란의 진원지였다. 지도부는 당초 호남 4곳에 대해 경선 방침을 밝혔지만 수도권 4선 출신의 천정배 전 의원이 광주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친노무현ㆍ486ㆍ정세균계 등 차기 당권에 이해가 걸린 구주류 의원들이 반발했다. 이들은 천 전 의원이 텃밭을 선택하면 개혁공천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웠으나 속내는 견제에 있었다는 후문이다. 천 전 의원이 경선에서 광산을 출마를 선언한 기동민 전 서울시 부시장을 꺾기라도 하면 호남 대표주자로 우뚝 서고 차기 당권경쟁 가도의 장애물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김ㆍ안 공동대표를 비롯한 신주류 입장에선 차기 전대와 호남 개혁을 염두에 두고 천 전 의원의 출마를 적극 권유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 달부터 ‘천정배 배제’로 급선회한 배경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김 대표 측 인사는 “안 대표 측 관계자가 천 전 의원을 적극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천 전 의원이 6ㆍ4 지방선거 당시 당내 기초단체장 후보자 자격심사위원장으로서 대폭 물갈이를 실천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안 대표 측 인사들의 불만이 컸다는 설명이다. 반면 안 대표 측은 “김 대표가 천 전 의원을 잠재적 당권 경쟁자로서 견제하면서 주도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두 대표는 결국 기 전 부시장을 서울 동작을에 전략공천하고 광주 광산을을 전략지역으로 묶는 ‘악수’를 두고 말았다. ‘기동민 카드’는 천 전 장관 등의 중진 출마를 봉쇄하는 한편, 서울과 광주의 공천 혼란을 잠재울 수 있다는 김 대표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안 대표 입장에서도 ‘박원순 서울시장 견제’란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란 관측도 나온다.

무주공산이 된 광주 광산을은 국정원 댓글 수사 외압을 폭로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에게 돌아갔다. 권 후보는 지방선거 이후 당내 영입인사 대상으로 거론됐으나 “외압 폭로의 진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미뤄둔 카드였다. 하지만 ‘중진 배제’에 반발하는 천 전 의원을 주저 앉히기 위해 권 전 과장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었고, 김 대표의 측근이자 권 후보의 전남대ㆍ사법시험 선배인 최재천 의원을 메신저로 나서게 해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수도권 연쇄이동으로 ‘원칙 없는 공천’ 논란

기동민 카드는 수도권 후보들의 연쇄 이동을 낳으면서 ‘원칙 없는 공천’ 논란만 부추겼다. 당초 서울 동작을에 출사표를 던졌던 금 전 대변인은 기동민 후보가 ‘꽂히는’ 바람에 수원정(영통) 후보로 쫓겨나는 신세가 됐다. 이 과정에서 금 전 대변인과 안 대표 사이도 소원해졌다고 한다. 안 대표는 지난달 말부터 “당내에서 ‘자기 사람 꽂기’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으니 동작 대신 경기 지역으로 출마해 달라”고 권유했고 금 전 대변인은 “경기 지역에 나간다고 반발이 없겠느냐. 명분이 없다”고 맞섰다고 한다. 그럼에도 안 대표는 ‘자기 사람도 못 챙긴다’는 비판을 의식해 공천을 추진했고 “기동민 동작을 전략공천도 결국 금 전 대변인에게 비단길을 깔아주기 위한 것”이란 또 다른 비판에 직면해야 했다. 이에 안 대표는 “왜 나하고 같이 일한 사람들이 이렇게 불이익을 받아야 하느냐”고 발끈했지만 그로 인해 도리어 안팎으로 부딪히는 입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금 전 대변인의 고사로 수원벨트 공천에 숨통이 트일 수 있었다. 당초 수원정에 공천을 신청했던 박광온 대변인과 백혜련 변호사가 각각 수원정과 수원을(권선)에 배치됐다. 하지만 박 대변인은 김 대표와 당내 MBC 출신들과 가깝고 백 변호사는 여성 의원들과 정세균계의 지원을 받았다는 점에서 결국 ‘계파 간 나눠먹기’로 끝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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