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4년째 아이가 없는 A씨 부부는 올해만 난임 시술을 두 번이나 받았습니다. 시험관아기 시술은 회당 200만원 이상이고, 지난해 인공수정 등 난임 시술로 쓴 돈이 1,000만원을 넘습니다. A씨는 “비용 부담이 너무 커 올해까지만 시술을 해보고 아이가 안 생기면 포기할 생각”이라고 했습니다.

의료비 부담 탓에 아이를 낳고 싶어도 못 낳는 불임 부부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올 초 이들을 돕기 위해 보험사에 불임 보험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상반기가 지나도록 업계에선 깜깜무소식이네요.

사실 2년 전부터 삼성화재 등이 불임전용 보험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론은 불임전용 보험 출시가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전용 상품을 내놓으려면 보험료 산출과 보험금 지급 기준을 마련해야 하는데, 난임과 관련한 정확한 통계가 없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우선 정확한 난임 부부의 수를 알기가 어렵습니다. 의학적으로는 1년간 피임을 하지 않고 정상적인 성관계를 가졌는데도 아기를 갖지 못하는 경우를 난임으로 정의하는데, 보험사가 1년간 부부들의 피임 여부를 파악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부부가 신체적으로 아무 이상이 없는데도 아이가 생기지 않을 경우 역시 난임 부부로 봐야 하는지 여부가 애매합니다.

보험금을 얼마나, 누구에게 줘야 하는지도 난제입니다. 불임 남녀 모두를 대상으로 할지, 가임 여성만 할지, 기혼여성만 할지 등 보험금 지급 기준을 정하기가 쉽지 않으니 보험료 비율 산정도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고객들의 과잉 진료 우려도 있답니다. 만일 보험사가 난임 시술 비용을 전액 보장해주면 난임 부부가 아닌데도 빨리 아기를 가질 욕심에, 혹은 비용을 아끼기 위해 보험에 가입한 뒤 시술 비용을 챙길 수도 있다는 것이죠.

고민 끝에 삼성화재는 기존의 질병보험에 특약 형태로 난임 시술 비용을 일부 지원하는 방식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배란유도제 비용 등 특정 시술에 한해서만 정액제로 보장하는 특약 상품은 하반기에 나온다고 합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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