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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P 등 부대 환경 열악… 상상 못할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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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P 등 부대 환경 열악… 상상 못할 정도"

입력
2014.06.2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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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장병 유가족 현장검증 관심병사 최전방 투입과 시신 방치 상태 등에 분통

"GOP는 30년 전 수준 왜 사병 2명만 보내는지…" 합동분향소 사흘째 조문 시민 등 2400명 다녀가

"미안해, 잊지 않을 게" 강원 고성군 22사단 총기난사로 숨진 장병들이 안치된 경기 서남 국군수도병원에서 25일 오후 한 조문객이 고인을 기리는 추모의 글을 쓰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미안해, 잊지 않을 게" 강원 고성군 22사단 총기난사로 숨진 장병들이 안치된 경기 서남 국군수도병원에서 25일 오후 한 조문객이 고인을 기리는 추모의 글을 쓰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강원 고성군 일반전초(GOP) 총기 난사 사건으로 사망한 장병 5명의 가족들은 아쉬운 군의 대응에 다시 눈물을 삼켰다. 관심병사를 수류탄과 실탄을 갖고 근무하는 최전방에 투입한 것과 시신을 그대로 방치해둔 것, 열악한 근무환경에 가슴을 쳤다.

25일 경기 성남의 국군통합병원 장례식장 합동분향소에서 기자들을 만난 고 진우찬 상병의 아버지 진유호(50)씨는 군의 현장검증 때 사고가 발생한 소초를 방문한 것을 떠올리며 목소리를 높였다. 진씨는 “군 관계자가 현장 보존이 잘 돼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말하길래 ‘이게 자랑이냐’고 따졌다”고 했다. 그는 “앰뷸런스로 옮기는 중에 사망했다고 말이라도 해주면 덜 섭섭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유가족들은 열악한 GOP 환경을 지적하며 “상상도 못할 정도”라고 비판했다. 고 최대한 일병의 아버지는 “현장검증 할 때 보니 휴식공간이 없고 생활관 환경도 열악했다”며 “아들이 친구들에게도 힘들어서 빨리 제대하고 싶다고 말했던 모양”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진씨는 “인원이 부족해 아들의 수면시간도 부족했다”며 “‘군대가 다 그렇다’고 치부하기에도 너무나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유가족들은 이런 환경을 이번 참사의 간접적인 원인으로 보고 개선을 요구했다. 진씨는 “22사단만이라도 각 초소에 부사관 1명, 병사 1명을 근무시키자”며 “왜 30년 전 수준으로 병사 2명만 초소에 보내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최씨는 “전역 3개월 앞두고 있는 (관심병사인데) 왜 그런 사람을 이런 곳에 투입하냐”고 목청을 높이기도 했다.

사망 장병들을 전사자가 아닌 순직자로 처리하려는 군의 태도에 아쉬움도 표시했다. 최씨는 “전사자로 인정해달라고 계속 건의하는데 확답을 못 듣고 있다”고 했고, 진씨도 “전방인 점을 감안해 ‘전쟁터’ 개념을 적용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합동분향소에는 사흘째 조문이 이어졌다. 분향소가 마련된 23일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군 장병, 사망 장병의 친지, 시민 등 2,400여명이 다녀갔다. 장례식장 1층 고 김영훈(23) 하사의 가족대기실 앞 복도에는 김 하사와의 추억이 담긴 사진들과 애도의 글 수십 장이 붙었다. 김 하사의 둘째 동생은 ‘말썽꾸러기였지만 이제 형이 해준 말 잊지 않고 잘 살게. 사랑해 형’이라는 글을 남겼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성남=이현주기자 memorybox@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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