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정치부 김성환 기자

“보수 진영 교육감 후보들이 대거 당선됐다면.”

6ㆍ4 지방선거 이후 새누리당이 교육감 직선제 폐지를 주장하며 선거제도 개편을 정치쟁점화하자 여야 막론하고 정치권에서 나온 반응이다. 새누리당은 이번 선거에서 진보진영 후보들이 17곳 중 14곳을 휩쓸자 교육 현장의 이념 편향 등을 이유로 직선제 폐지와 임명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제도 개선 작업에 연일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방침에 “패인은 외면한 채 애먼 룰을 탓하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이번 선거에서 진보 성향 교육감 후보들이 대거 승리한 데는 세월호 참사 영향으로 인한 ‘앵그리맘’의 표심과 보수의 분열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직선제라는 룰 자체가 결과에 미친 영향은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은 진보 교육감 대거 당선이라는 선거 결과가 온통 교육감 직선제 때문이라는 식으로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직선제 방식에 따른 문제 제기는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올해 선거를 앞두고도 여야는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교육감선거 투표용지 상 후보자 성명을 투표용지의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열거해 기재토록 하고, 후보자 게재순위는 공평하게 배정될 수 있도록 순차적으로 바꾸는 순환배열 방식으로 바꿨다. 직선제 유지를 전제로 폐단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여야 정치권이 타협을 한 것이다. 당시에도 새누리당은 임명제 전환을 주장하긴 했지만 당 지지율 등을 고려할 때 직선제로 선거를 치러도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야당과 합의에 나선 것이다. 새누리당이 직선제 폐지에 진정성을 가졌다면 당시에 결판을 냈어야 할 일이다.

더구나 교육감 선거에 직선제를 도입할 당시 취지를 돌이켜 보면 새누리당이 추진하고 있는 임명제로 바뀐다고 해도 또 다시 문제점이 드러날 수 밖에 없다. 교육감 직선제를 담은 법률은 ‘임명권자로부터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방어’하기 위해 2006년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했다. 새누리당의 교육감 직선제 폐지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2006년 합의부터 파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선거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떼를 쓰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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