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KBS 이사회가 임시 이사회를 열고 길환영 사장의 해임제청안 표결 처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KBS 양대노조(KBS 노동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에서 길 사장의 해임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KBS의 양대 노조와 사측의 갈등으로 4일 지방선거 방송이 오후에 편성되는 파행이 빚어졌다. 지금대로라면 브라질 월드컵 중계도 순탄치 않아 보인다.

많은 사람의 눈이 KBS 이사회에 쏠리는 이유도 같다. 이사회는 5일 회의를 열고 길환영 사장 해임제청안 처리를 시도한다. KBS 사태의 결정적 고비가 될 자리다. 그런데 많은 관계자들은 여전히 회의적이다. 한 언론학자는 정부가 선거 때까지 정권에 유리한 방송을 하고자 길 사장을 이용하겠지만 선거 결과에 따라 해임제청안이 물 건너 갈 수 있다고 보았다. 또 다른 언론학자는 “이사회가 설사 해임제청안을 의결하려 해도 길 사장이 국정조사에서 사실을 밝히겠다며 시간을 벌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사회를 앞둔 KBS에는 긴장이 여전하다. KBS 기자협회는 3일 길 사장과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 등 3명을 방송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고 KBS노조(1노조)도 길 사장의 방송법 위반과 개인 비리 등을 조사해 달라며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김시곤 전 보도국장은 이날 밤 기자협회 진상조사단과 만나 “KBS 이사회와 ‘세월호 국정조사’에 참석해 길 사장과 대질 심문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사측 인사로 분류됐던 ‘추적60분’의 장영주 CP는 “길 사장이 ‘심야토론’ 제작 과정, ‘추적 60분’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행정심판과 소송, ‘진품명품’ 진행자 교체 등에 개입했다”고 폭로했다. 이날 KBS의 가상 출구조사 자료가 유출되는 사고까지 일어났다.

KBS 이사회는 이런 현상이 어디서 비롯됐고 더 이상의 파행을 막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KBS는 본사와 지역총국의 팀장급 이상 간부 340여명이 보직에서 사퇴해 이미 많은 기능을 못하고 있다. 이런 일이 일어난 중심에 길환영 사장이 있다. 길 사장은 2년 전 사장이 됐을 때 출근을 저지당했고 그래서 일정을 사흘이나 당겨 도둑 취임식을 했으니 출발부터 순탄치 않았다. 이사회의 책임은 그만큼 막중하다. 이사회는 그렇지 않아도 지난달 28일 회의에서 길 사장 거취에 대한 결정을 미뤄 질타를 받았다. 이사회에게는 국민의 방송 KBS를 진흙탕에서 꺼내야 하는 책임이 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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