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동해병기법안이 마침내 미국 버지니아주 상원을 통과 후 주지사의 서명만 남기고 있다, 동해병기법안이 주 상원을 통과하기까지는 2012년 일본해라고 적혀 있는 아들의 교과서를 바로잡기 위해 청원을 시작했던 한 사람의 공이 크다. '미주 한인의 목소리'라는 단체를 이끌고 있는 이민 2세 피터김 회장이다. 그의 아들은 일본해와 동해의 차이점을 알지 못하였으리라.

재외동포 사회는 이민 1세대에서 2, 3세대로 변화하고 있다. 이민 2, 3세대는 혈통만 한민족일 뿐 거주국에서 태어나 그 곳에서 교육을 받고 자란 재외동포를 의미한다. 이들에게 아버지의 나라 대한민국은 과연 무엇일까? 이들을 한민족의 뿌리로 연결시켜 주는 것은 무엇일까? 한글과 한국문화다. 언어와 문화가 단절되는 순간 이들은 거주국에 동화되어 살아가는 거주국의 시민일 뿐이다.

세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전 세계가 일일 생활권이며 국경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 이러한 세계화의 시대에 대한민국은 전 세계 170여개국에 720만 재외동포를 가지고 있다. 거주국에서 땀 흘리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재외동포야 말로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알리는 자산이다. 대한민국의 국력이 강해지면서 재외동포들도 조국 대한민국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720만 재외동포를 관리하고 지원하는 곳이 재외동포재단이다. 1997년 외교부 산하로 신설된 재외동포재단은 현재 약 450억원의 예산으로 50여명의 임직원들이 있다. 그러나 450억원의 예산으로는 720만 재외동포 지원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2, 3세대를 위한 효과적인 한글과 한국문화 교육을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일부에서는 재외동포재단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의견도 있다. 사실 재외동포를 위한 예산은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등 각 부처에 분산되어 있다. 그나마 일부는 중복되며 또한 비효율적으로 집행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2003년부터 재외동포재단의 무용론과 함께 재외동포재단을 대신할 단체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대통령 직속의 재외동포위원회, 총리실 산하의 재외동포처, 외교부산하의 재외동포청 등의 의견들이 그것이다. 그러나 지난 10여년간 의견만 무성했지 이루어진 것은 하나도 없다. 과연 재외동포재단은 그 기능을 다 했고 새로운 기관이 필요한가?

외교부는 거주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이유로 반대하며 대안으로 외교부내의 재외국민영사국을 영사실로 격상하고 재외동포정책위원회와 재외동포재단의 역량 강화를 통한 내실화를 주장한다. 그러나 지금의 재외동포재단으로서는 720만 재외동포의 관리와 지원에 한계에 달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1,000만 재외동포 시대를 대비하기 위하여는 체계적이고 통합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재외동포 정책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재외동포들의 실질적 활동을 보장하고 조국에 헌신할 기회를 갖도록 새로운 기구가 필요하다. 통합적인 재외동포정책의 실현을 위하여는 콘트롤타워가 절실하고, 청와대 내에 전담비서관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 또 새로운 위원회나 동포청보다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총리실 산하의 재외동포정책위원회의 상설화를 제안하고 싶다. 즉 재외동포정책위원회의 산하에 사무국을 두어 상시로 운영되어야 한다. 재외동포정책위원회는 정책결정뿐만 아니라 재외동포 정책을 집행하는 기능도 추가되어야 한다. 재외동포 전담비서관과 재외동포정책위원회의 상설화를 통해 현재 드러나고 있는 많은 문제점들을 해소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재외동포의 입장에서도 이제는 자체적으로 힘을 길러야 하며 정부에 대한 요구에 앞서 720만 재외동포들이 조국 대한민국을 위하여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여야 한다. 10년, 20년 후 재외동포 2세 아빠에게 3세 아들이 "독도는 어느 나라 땅이야"라고 물었을 때 정확한 대답을 못해 준다면 그건 우리 모두의 책임이 아닌가?

세계한인네트워크 김영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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