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들판이란 뜻의 이름을 가진 충청북도 단양군 가곡면의 한드미 마을은 소백산 골짜기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전형적인 시골마을이다. 40여가구가 옹기종기 모여사는 이곳은 아직까지 계곡에 공동 빨래터가 남아 있을 만큼 예전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마을 사람들에게 지난 22일은 특별한 날이었다. 처음 전기가 들어오던 때만큼 신기한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문패없는 마을로 유명한 이 곳에 일제히 문패가 달렸다.

그동안 이 곳은 동네의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도 쉽게 집을 찾을 수 있을 만큼 서로 잘 알아서 문패를 아예 걸지 않았다. 그렇다보니 외지인이나 새로 온 집배원, 택배기사들은 집을 찾는데 애를 먹었다.

그래서 등장한 문패는 아주 특이했다. 덜렁 이름 석자만 써놓은 것이 아니라 '소권사네집' '회관할머니집''쌍둥이네집' 등 가구마다 특색을 담은 재미있는 이름이 걸린 것. 센스 만점의 문패는 과연 누구의 아이디얼까. 뜻밖에도 기발한 문패는 SK텔레콤 직원들의 아이디어였다.

SK텔레콤 직원들이 마을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8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드미 마을은 잡곡 머루 송이버섯 등을 생산하는 농촌체험마을이기도 하다. SK텔레콤 HR지원팀의 자원봉사단은 농촌체험마을인 한드미 마을과 자매결연을 맺고 매 분기마다 1박 2일로 이 곳을 찾아 마을 사람들의 일손을 도왔다.

농사일이 바쁜 농번기에 직원들이 출동해 머루순 따기, 잡초 제거 등을 도왔다. 윤종덕 SK텔레콤 HR지원팀 매니저는 "대학시절의 농활 같은 느낌"이라며 "1년에 4회씩 방문을 하니 이제는 정겨운 고향 같다"고 말했다.

해가 갈수록 한드미 마을은 농촌체험마을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도시에서 오는 방문객이 늘었으나 이들을 수용할 시설은 부족했다. 그 바람에 봉사단의 활동이 다양해졌다. 농사일 돕기는 물론이고 한드미 마을이 농촌체험마을로 발전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시설을 갖추는 활동까지 병행했다.

2010년 9월 마을 곳곳에 이정표를 설치한 것이 대표적 사례. 마을 내에 지리를 알려주는 안내 시설이 전혀 없는 것에 착안해 마을 안내용 이정표를 만들어 세웠다. 지난 22일과 23일 마을을 찾아 문패를 설치한 것도 그런 활동의 일환이다. 윤 매니저는 "마을 분들에게 어떤 이름을 붙일 지 미리 상의하고 주말이나 퇴근 후 모여서 정성스럽게 문패를 제작했다" 고 설명했다. 김정수 SK텔레콤 CSR 실장은 "한드미 마을에서 5년째 계속하고 있는 자원 봉사활동은 기업 구성원들이 농촌 생활을 체험하면서 기업과 농촌 간 쌍방향 교류를 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각 본부마다 자원봉사팀을 마련해 총 49개팀 4,907명이 활동을 하고 있다. 통신기업의 특성을 살린 팀 단위 전문 봉사부터 노력봉사까지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오고 있으며 각 봉사팀별로 한 곳에서 많게는 일곱 곳까지 정기적으로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는 정기활동처가 연계돼 있다.

올해는 자원봉사 활동을 확대해 개인이 지닌 재능과 전문 지식을 활용할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11월 교육과학기술부와 양해각서를 맺고 올해 2월 시범 교육 후 7월부터 공식적으로 시행 예정인 'SK텔레콤 찾아가는 스마트교실'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SK텔레콤의 기술 역량과 구성원의 전문 지식을 활용해 초중학생들에게 재능기부를 실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석ㆍ박사급 연구원들도 대거 참여한다. 김 실장은 "SK텔레콤은 올해도 전문자원봉사를 다양화해서 지역사회의 문제해결에 일조하고 기업과 지역사회가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역설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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