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않고 강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허민(35) 고양 원더스 구단주가 국내 최초의 독립 야구단을 창단한 배경을 밝혔다. 허 구단주는 12일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고양 원더스 창단식에서 "야구단 운영을 통해 돈 벌 생각은 없다. 사회 환원차원에서 운영할 것이다. 독립야구단 선수들이 프로야구에 진출하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허 구단주는 정보통신(IT) 업계에서 성공한 벤처 사업가로 꼽힌다. 큰 위기 없이 게임 사업으로 승승장구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허 구단주는 "잘못 알려진 사실"이라며 손을 가로저었다. 그는 "실패를 많이 했다. 대학도 재수해서 들어갔고, '던전 앤 파이터' 게임으로 성공을 거둔 이후 18개의 게임이 계속 망했다. 실패를 거듭한 끝에 28세 때 빚만 30억원에 달했다"고 고백했다.

2008년 회사를 넥슨에 매각한 뒤 그는 돌연 음악을 공부하고 싶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내로라 하는 음악 재능을 가진 학생들이 모인 버클리 음대 입학은 쉽지 않았다. 그는 포기할 줄 몰랐다. 수시로 학교를 찾아갈 뿐 아니라 입학하고 싶다는 수백 통의 이메일을 보냈다. 결국 허 구단주는 대학 입학에 성공했다. 허 구단주는 "미국에서 도전 정신과 열정을 보여주면 기회를 주는 제도가 있더라. 그래서 입학할 수 있었다. 한국 사회도 이런 기회가 있으면 어떨까"라고 생각을 했다.

허 구단주는 지난 7월 소셜커머스업체 위메이크프라이스 대표로 IT업계에 복귀했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실천에 옮겼다. 9월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독립야구단을 만들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고 흔쾌히 동의했다. 그는 "선수들에게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한국 야구에는 두터운 선수층을, 국민들에게는 7전8기의 성공 스토리를 전하고 싶다"며 창단의 '변'을 마무리했다.

한편 초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성근(69) 감독은 "이 곳에서는 '우리'도 중요하지만 '개인'도 존재하며, 승리보다 선수 육성에 치중하겠다"며 자신의 20년 감독 철학을 뒤엎는 파격 선언을 했다.

이날 창단식에는 김 감독을 비롯해 김광수 수석코치(전 두산 감독대행), 신경식(전 두산 타격코치), 곽채진(전 신일고 코치), 조청희(전 한화 트레이닝 코치), 코우노(전 소프트뱅크 종합코치) 코치 등 코칭스태프 전원과 선수단 43명이 모두 참석했다.

공식적인 독립 야구단으로 첫 발을 내디딘 고양 원더스는 전북 전주에서 훈련을 계속한 뒤 다음달 15일 일본 고치로 건너가 전지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내년 48경기로 예정된 퓨처스리그에 참가한다.

일산=성환희기자 hhsung@hk.co.kr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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