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나 일 때문에 고국을 떠나 한국에 정착한 외국인들에게 낯선 한국말과 한글은 단기간에 넘기 힘든 장벽이다. 당장 말문이 막히니 아파도 병원에 가기 힘들고, 배가 고파도 입맛에 맞는 음식을 주문하기가 쉽지 않다. 한국 내 외국인들에게 한국말 습득과 문화 적응은 절실한 요구다. 또 이들의 요구에 부응해 그들의 고향 언어로 한국문화를 설명해주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건 우리 사회의 의무이기도 하다.

KDB대우증권이 이 중요한 의무를 실천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사회공헌의 대상을 다문화가정에 맞추고 이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2009년 7월 사회봉사단을 창단한 대우증권은 가장 먼저 수도권 무료병원 후원사업을 시작했다. 회사 측은 "불법체류 신분의 외국인 노동자와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결혼이주 여성들이 소문을 듣고 많이 찾아오고 있다"며 "현재 사단법인 지구촌사랑나눔의 외국인전용의원을 비롯, 6곳의 무료병원에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문화가족들이 버거워하는 일 중 하나가 한국 음식을 만드는 것이다. 특히 가정의 식단을 책임져야 하는 외국인 주부에게 매일, 매 끼니 때가 곤혹의 연속이라고 한다. 대우증권은 궁리 끝에 요리달력을 제작해 나눠주었는데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요리달력은 김치, 반찬, 나물, 찌개, 특별요리, 간식 등 6개 카테고리로 나눠 총 45개 음식을 소개한 것이다. 영어, 중국, 베트남, 몽골,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7개국어로 제작했다. 2009년부터 전국 다문화가족지역센터 171곳에 배포하고 있는데 지난해에 5만4,000부가, 올 초에는 4만9,000부가 순식간에 동이 났다. 지난해 한국 남성과 결혼한 스리랑카인 안젤라(25)씨는 "한국 요리를 배우고 싶어도 한글에 아직 익숙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대우증권의 요리달력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대우증권은 책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끼는 주부들을 위해 지난 5월엔 김치와 김밥, 궁중떡볶이 요리 강습회도 열었다.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을 위한 행사도 계획 중이다. 대우증권은 다음달 12일(예선)과 26일(본선) '엄마나라말 경연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자녀들이 부모의 모국어를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 주고 싶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결혼 이주여성들이 자국의 언어와 문화를 한국에 알릴 수 있는 프로그램도 포함돼 있다.

이 외에 대우증권이 다문화가정을 위해 정기적으로 자선바자회와 요리경연대회, 해외연수 지원사업 등의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또 북한에서 이주한 청소년들도 돕고 있다. 이들은 같은 민족이지만 수십 년간 다른 정치ㆍ문화 환경에서 살아온 탓에 넓게 보면 다문화가족이기도 하다. 이들을 위해 대우증권은 최근 북한이주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인 하늘꿈학교를 후원하기 시작했다. 기숙사 2곳과 학교운영 및 교사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런 노력을 인정 받아 대우증권은 이달 초 여성가족부와 강원도, 국가브랜드위원회 주최로 열린 '2011 전국다문화가족지원 네트워크대회'에서 여성가족부장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밖에 임직원들의 사회공헌 참여도도 높다. 정기 기부에 나선 직원이 2009년 1,200여명에서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전체 직원의 85%인 2,700여명으로 급증했다. 기부 규모도 월 평균 4,300만원에 이른다. 직원들이 직접 발로 뛰기도 한다. 임직원들은 전국 지역본부를 중심으로 '사랑의 연탄나누기', '농촌 일손 돕기', '해비타트 사랑의 집짓기' 등 지역밀착형 사회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김성철 사회봉사단 사무국장은 "우리나라는 이미 다문화사회로 진입했는데, 아직도 다양성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부족한 듯하다"며 "앞으로도 소외계층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대우증권은 사회공헌 예산을 작년 32억5,000만원에서 올해 42억원으로 30% 증액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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