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 및 소외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형평적 채용' 실시, 신입직원 채용시 지방대 출신을 70%까지 채용하는 '지방대 채용할당제' 확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올해 들어 잇따라 혁신적인 채용 방안을 내놓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사회취약계층에게 좀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대형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한수원은 최근 홈페이지에 '제2차 사회형평적 채용' 합격자 101명 명단을 발표했다. 전원 장애인과 국가보훈대상자인데, 상반기 71명을 선발했던 사회형평적 채용 규모를 좀 더 늘렸다. 내년까지 국가보훈대상자와 장애인 고용 규모를 각각 900명, 300명까지 확대하는 계획도 이미 세웠다. 이렇게 되면 한수원 전체 직원 중 국가보훈대상자와 장애인은 각각 10%와 3.2%를 넘어서게 된다.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단지 시늉만 내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한수원은 지방대 졸업생에게도 문호를 활짝 열었다. 6월엔 공식적으로 '지방대 채용할당제'를 도입했다. 이전에도 직원들을 뽑을 때 지방대 졸업자의 비중을 60% 안팎으로 높였지만, 이번엔 아예 지방대 졸업자의 비중을 7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정부가 권고하는 지방대 졸업자 채용 비율 30%의 두 배를 훨씬 넘는 수준이다.

여기에 더해 한수원은 고졸 정규직 신입사원 채용도 정례화하기로 했다. 올해에 총 330명의 고졸 정규직 사원을 선발키로 한 가운데 내년부터 선발 예정인원의 30% 이상을 고졸사원으로 채우기로 못박았다. 이미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규모인 250명 중 100명을 고졸자 선발로 확정한 상태다. 현재 내년 2월 졸업 예정인 전국 마이스터고 3학년생을 대상으로 정규직 신입사원 30명을 뽑기 위한 전형을 진행 중이며, 추가로 마이스터고 2학년생 200명을 선발해 인턴과정을 밟도록 한 뒤 졸업과 동시에 정규직으로 채용할 방침이다. 한수원 고위관계자는 "사실 고졸 신입사원 선발을 제도화할 때 가장 고민되는 건 처우와 승진 문제"라며 "이 부분에서 차별 없이 실력에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내부 규정도 손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수원이 또 하나 역점을 두는 것은 협력사와 상생 협력하는 방안이다. 원전을 다루는 만큼 단순히 원가절감을 위해 협력사를 관리하는 것에 치중할 경우 단기 효과는 있을지 모르나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탄탄한 중소기업들을 길러내지 못해 중장기적 사회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한수원이 올 초부터 '열린 혁신'을 주창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열린 혁신의 핵심은 협력사와 기술개발 역량 및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기술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 원전산업은 연관산업에 파급 효과가 매우 커서 원전의 안정성을 높이고 외자구매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기술력과 품질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을 육성하면 향후 세계 원전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이를 위해 한수원은 지난해 말 동반성장 전담부서의 업무영역을 공급자 관리 업무에서 일반자재 계약업무, 연구개발 지원 등으로 대폭 확장했다.

한수원의 동반성장 관련 사업은 크게 인력ㆍ자금지원, 산학연 연구개발, 국내외 판로 확대 등이다. 중소기업에 전문가를 파견해 경영을 지원하거나 전문기술인력 양성에 도움을 주는 '테크노 닥터 및 테크노 멘토' 제도를 도입했고, 지난달에는 공공기관 최초로 2차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125억원 규모의 신용대출 기금도 마련했다. 2001년부터 210억원을 투자해 원전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신기술제품 70여개를 개발했고, 원전의 기전 설비와 정비공사 발주를 분리해 중소업체의 수주 기회를 넓혔다. 김종신 한수원 사장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 중소 협력업체와 동반성장을 통한 기술강소국 입지 구축이야말로 공기업으로서 한수원의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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