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국내 포털업체 다음커뮤니케이션의 기부금 모금 서비스 '희망해' 회원들은 부산에 사는 한 여중생의 성폭행 사건을 주목했다. 딸의 성폭력 피해를 막는 과정에서 범인에게 폭행을 당한 아버지는 두개골이 함몰되고 갈비뼈 두 대가 으스러졌다. 어머니는 가슴과 어깨뼈 골절, 오빠는 눈에 치명상을 입었다. 이른바 부산도끼사건으로 불렸던 일가족 상해사건이다.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자발적으로 기부금 2,000만원을 모아 피해 가족에게 전달했다.

2008년 7월에는 희망해가 독도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일본 문부성이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주장하자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사실을 전세계에 알릴 광고비를 마련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모금 활동을 했다. 두 달 남짓 진행된 모금 기간 동안 11만 명이 넘는 네티즌이 직간접적으로 기부를 했고 2억1,000만원의 돈을 모아 미국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에 독도 광고를 실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2007년부터 네티즌들이 자발으로 사회공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포털 다음에 '희망해' 서비스를 만들었다. 이 서비스는 그동안 각종 사회단체가 주도한 일방적인 모금과 달리, 네티즌 스스로 사회문제에 보다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쌍방향 모금이 가능하다.

소외계층 지원, 환경, 공익 이슈 등 누구든 모금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으며 500명의 네티즌이 공감을 표시하는 서명만 하면 심사를 거쳐 모금이 진행된다. 다음도 네티즌의 자발적으로 모은 금액의 일정비율만큼 기부금을 추가로 낸다. 최근에는 트위터 등 사회관계형서비스(SNS)를 통한 기부로 영역을 확대했다.

최근 축구선수 박지성, 배우 유지태와 수애 등 여러 스타들과 함께 모금을 진행하는 등 방법도 진화하고 있다. 박지성 선수는 다음 희망해에서 유소년 축구 꿈나무 양성을 위해 본인 이름으로 장학재단을 설립했다. 그는 희망해 코너에 "네티즌 여러분, 축구를 사랑하는 아이들이 맘껏 뛰며 즐길 수 있도록 함께 해주세요"라고 호소의 글을 남겼다. 이 글을 보고 당시 7,000여명이 넘는 네티즌이 기부를 했다. 모금액 전액은 박지성 재단에 전달돼 국내 및 아시아 유소년 축구선수를 지원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배우 유지태는 6월에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학교를 그만두고 거리로 나선 캄보디아 아동들을 위한 모금활동에 참여했다. 유지태는 모금 제안과 관련 영상에 설명을 직접 녹음했고,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모금 내용을 알리는 등 적극적으로 네티즌의 모금 참여를 독려했다.

이를 통해 1,000만원이 넘는 금액이 모였다. 모금액은 캄보디아 거리 아동들의 보건위생, 음식 제공, 교육지원 등에 쓰일 계획이다.

7월 방글라데시로 봉사활동을 다녀온 배우 수애는 현지 여자아이들을 주목했다. 그는 직접 "18세 미만 여자 아이들의 절반 이상이 결혼과 임신, 출산을 경험한다"며 "여자아이들이 해맑은 미소로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모금을 제안했다. 역시 네티즌의 뜨거운 관심과 함께 1,000만원의 기부금이 모였다.

희망해는 7.0의 강진으로 수집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아이티 돕기 희망모금을 벌여 기부금 1억원을 전달했다. 얼마 전에는 일본 도호쿠 지진참사 긴급구호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모금 활동을 통해 9,000만원을 모았다. 다음 관계자는"포털 특성을 살려 사회공헌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다가 '희망해'를 사회공헌 활동으로 시작하게 됐다"며 "희망해를 통해 인터넷 기부문화가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채희선기자 hsch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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