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고픈 것도 하루이틀이지, 사명감만으로 일할 수는 없죠"

중소형 사회관계형게임 개발업체에서 일하는 개발자 박찬형(35)씨는 "국내 벤처들이 안정적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먹고 사는 인간의 기본적인 요구들이 충족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때 잘 나가는 외국계 대기업에서 일하던 그는 2006년 2월 온라인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벤처업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꿈의 실현은 쉽지 않았다. 말이 좋아 벤처기업이지, 컴퓨터 몇 대 뿐인 사무실에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리는 일은 녹록지 않았다. 벌써 7년, 창업당시 아마추어 개발자였던 박 씨는 게임업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이제는 아이디어를 구체적 게임으로 개발하기 위해 어떤 지원을 받아야 하는 지 너무 잘 알고 있다. 그가 국내 포털업체 NHN에 손을 내민 것도 NHN의 지원책들이 다른 기업과 달리 견실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NHN의 지원책은 개발자를 위한 세미나와 소셜 앱스로 대표된다. NHN은 개발자들 사이에 '세미나하는 기업'으로 통한다. NHN은 개발업체, 개발자들을 지원하기 이전부터 이들을 불러모아 의견 교류의 장을 만들었다. 지원방법이 아무리 좋아도 개발자들이 모르면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NHN 관계자는 "지원 방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뛰어난 아이디어를 사장시키는 안타까운 일을 막기 위해 세미나를 시작했다"며 "많은 개발자들이 몰리는 세미나는 실질적인 도움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NHN이 내놓은 '소셜앱스'는 개발자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소셜앱스란 네이버가 제공하는 사회관계형서비스(SNS)인 미투데이와 블로그, 카페에 설치돼 있는 컴퓨터(PC)용 서비스다. 이 서비스에 접속하면 인터넷에서 사람들끼리 모여 게임을 하며 서로 교류할 수 있다.

개발자들은 이렇게 공유한 정보를 바탕으로 네이버 블로그와 카페 등에서 작동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 소셜 앱스에 등록하고, 이를 판매해 수익을 낼 수 있다. 박 씨도 소셜앱스에 8개의 게임을 등록해 운영 중인데 이용자들의 반응이 좋아 요즘 콧바람이 절로 난다.

이처럼 네이버는 소셜앱스를 통해 개발자들이 수익을 낼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개발하는데 필요한 자금과 컴퓨터 등 기기도 지원하고, 개발 콘텐츠를 알리는 일을 돕기도 한다. 현재 네이버 소셜앱스에 등록된 앱은 150여개이며, 참여하고 있는 개발업체는 82개에 이른다. 이들의 콘텐츠를 내려 받은 건수는 628만 건이다. NHN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소셜앱스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이렇게 빠르게 확산될 줄 몰랐다"며 "개발자들의 반응이 좋아 이제는 자리를 잡은 셈"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지원 정책 때문에 NHN은 게임개발업체들 사이에 구원투수로 통한다. 실제로 NHN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도 서버나 네트워크 비용 등 경제적인 여건에 부딪혀 포기하는 개발자들을 구하기 위한 '에코스퀘어' 프로젝트를 구동하고 있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개발자들이 이 프로젝트를 이용하면 NHN으로부터 정해진 기간 동안 서버나 회선을 무료로 지원받을 수 있다. 현재 네이버는 소셜앱스 참여 개발자를 대상으로 에코스퀘어를 지원하고 있지만 향후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밖에 개발자들이 쉽게 하기 힘든 판로 개척, 즉 유통망 지원을 위한 프로젝트인 플레이넷도 운영하고 있다. NHN은 현재 플레이넷에서 중소 개발업체들이 만든 게임 27개를 지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NHN은 개발자들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매년 개발자회의인 '데뷰'(DeView)를 개최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는 NHN이 보유한 핵심 기술을 적극 공유한다. 현재 모바일 지도, 스팸 공동 대응 등 약 30 여종의 기술을 공개 했다.

NHN은 내년에 자체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도 설립할 계획이다. NHN 관계자는 "이공계 기피현상으로 개발자 부족이 심각하다"며 "아카데미를 통해 양질의 개발 인력을 지속적으로 배출할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밝혔다.

채희선기자 hsch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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