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중국 서부 대개발 현장을 가다]<10> 신장 위구르 자치구 (下)

알림

[중국 서부 대개발 현장을 가다]<10> 신장 위구르 자치구 (下)

입력
2003.04.29 00:00
0 0

고대 비단길 상인들에게 '죽음의 바다'로 불렸던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의 대표적인 사막 타클라마칸. 이곳이 서부대개발과 함께 '희망의 바다'로 탈바꿈하고 있다. 타클라마칸 사막과 타림 분지 등 신장의 3대 분지 밑에서 잠자고 있던 검은 황금이 깨어나고 있는 것이다.지금까지 신장 3대 분지에서 확인된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은 각각 전국의 28.7%와 32.6%로 중국 최대다. 석탄 매장량은 2조1,900억 톤(전국의 40.6%)으로 역시 전국 최대다.

신장의 석유와 천연가스는 서부대개발의 대역사 중 하나인 서기동수(西氣東輸) 사업의 핵심이다. 서부지역의 석유와 천연가스를 상하이(上海) 등 동부 연안지역으로 보내는 서기동수 사업의 파이프라인 총연장은 4,200㎞. 신장에서 동부 접경의 깐쑤(甘肅)성으로 연결되는 파이프라인 공사는 이미 부분적으로 완공됐다.

서기동수 사업이 신장에 주는 직접적인 경제적 파급 효과는 크지 않다. 국유기업인 중국석유가 사업을 관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3대 분지에 매장된 석탄과 광물 138종(전국 최다), 암염(6,000억 톤 이상·전국 2위)의 개발주체는 신장이다. 신장 정부가 개발을 추진중인 이들 자원은 해외기업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되고 있다. 그밖에도 자원은 많다. 중국 최대 면적(166만㎢)에 걸맞는 일조량과 풍력(風力), 전국 1위인 소수민족의 수(47개)도 신장이 활용할 수 있는 소중한 자원중의 하나이다.

지역별로 연간 2,550∼3,500시간에 이르는 일조량은 면화와 과수작물 재배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 이곳이 중국 최대 면화 생산지이자 포도 사과 배 복숭아 석류 등 과일 주산지로 떠오른 것은 우연이 아니다. 특산인 하미과(哈密瓜) 등 과일은 풍부한 일조량 덕분에 당도가 높기로 정평이 나있다.

신장이 면화 생산기지 건설과 방직업, 식품가공업을 중점산업으로 설정한 것은 자연자원과 개발전략을 접목시킨 결과다. 신장 정부는 이들 1차 산업의 생산성을 높임과 동시에 현지가공을 위한 2차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고용과 세수 증대를 동시에 노리는 것이다.

신장은 1, 2차 산업의 발전의 견인차로 해외자본을 주목하고 있다. 투자유치를 위해 100% 외자기업은 물론이고 국내외 합작기업의 경우에도 해외자본이 25%를 넘을 경우 외자기업과 동일한 특혜를 주고 있다.

풍부한 일조량은 태양열 발전이라는 무궁한 잠재력을 갖게된다. 신장 정부는 소규모 태양열 발전소를 다수 건설, 넓은 면적에 분산된 촌락들에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다. 송전설비 등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경보전에도 도움이 된다.

태양열과 함께 청정 에너지로 확대 개발되고 있는 것이 풍력 발전. 90년대 초 네덜란드 기술을 도입해 건설한 다반청(達坂城) 풍력 발전소는 아시아 최대 규모다. 신장의 이용 가능한 풍력 발전 잠재력은 현재 지역 총발전량의 100배인 시간당 9,000억㎾로 추산된다. 풍력 발전은 현재 에너지원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석탄의 대체 에너지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개발 자금이다.

다양한 전통문화를 유지하고 있는 47개 소수민족은 관광산업의 기반이다. 여기에 중국 전체 초지 면적의 20%를 넘는 초원지대와 만년설이 덮인 산악지대, 699종에 달하는 야생동물이 더해질 경우 관광산업의 미래는 더욱 밝아진다.

서부대개발로 신장의 관광업은 새로운 동력을 얻고 있다. 2000년 연인원 758만 명이었던 국내외 관광객은 2001년 855만 명, 2002년 967만 명으로 늘었다. 관광수입도 62억7,000만 위안(한화 약 1조원)에서 71억8,000만 위안, 84억 위안으로 각각 늘었다. 풍부한 관광자원을 서비스업 등 관련 산업 발전으로 연결시킨다는 것이 신장 정부의 계획이다.

지난해 신장의 도시주민 1인당 가처분소득은 6,941위안(약 111만원)으로 충칭(重慶)시를 제외한 서부대개발 지역에서 가장 높았다. 신장이 '서부지역의 동부'로 입지를 굳히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신장의 발전에 가속도가 붙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정치적으로는 다수 소수민족, 특히 위구르족의 분리독립 움직임을 중화시켜야 한다. 90년대부터 잇따라 발생한 테러 사건은 해외투자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도로망과 수자원 등 부족한 인프라와 도시환경문제, 인재부족도 해외자본의 급속한 유입을 꺼리게 하는 요소다.

/우루무치=배연해기자seapower@hk.co.kr

■ 신장 베이징大 고과기산업원

서부대개발은 낙후된 서부와 발전한 동부지역을 결합시키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2000년 9월 신장 자치구에 설치된 신장 베이징(北京)대 고과기(高科技)산업원(사진)은 이 같은 개발 방식을 보여주는 대표적 기관이다.

우루무치 외곽에 자리잡은 산업원은 중관춘(中關村)에 있는 베이징대 과학기술산업원의 신장 분원이다. 설치 목적은 베이징대의 지명도와 기술력을 신장과 연결시켜 신장의 산업구조를 개혁하고 경영기술을 높인다는 것. 쑨따퉁(孫大同·60) 산업원 상무부주임은 "베이징대가 분원을 설치한 곳은 신장과 장쑤(江蘇)성 밖에 없다"며 "신장에 대한 중앙정부의 관심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원은 이곳에 입주한 생명공학, 신재료, 신에너지 분야의 국내외 기업들에 중관촌에서 활약중인 베이징대 출신 연구인력을 제공한다. 아울러 입주기업들이 원하는 연구항목을 베이징대 관련 연구소에 의뢰해 개발하도록 주선한다.

현재 이곳의 연구관련 인력은 290명. 박사급 이상이 16명이고 고급기술자 13명, 학사 이상 기술자 23명 등이다. 연구가 베이징대 출신 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일본을 포함한 국내외 11개 연구기관과 협력해 공동연구를 실시하거나 연구를 의뢰하기도 한다.

/우루무치=배연해기자

■리훙보 서부대개발 판공실 처장

"서부지역에 대한 해외투자는 해당 지역의 개발계획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성공확률이 높습니다."

리훙보(李洪波·49·사진) 신장 자치구 서부대개발 판공실 처장이 밝힌 신장에서의 투자 성공비결이다. 그는 서부 각 지역의 중점개발 산업과 개발 방향에 맞춰 투자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신장의 중점개발 산업은 석유화학과 천연가스 개발, 면화, 신장의 토질과 기후에 맞는 특색농업, 목축업, 여행업 등 7개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외국기업의 경우 우선 이들 산업과 연관 분야에 대한 투자를 고려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 李 처장의 설명이다.

신장은 이들 중점개발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2단계 전략을 쓰고 있다.

1단계는 각 분야의 인프라 부문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직접 투자하거나 외국기업의 투자를 유도하는 것이다. 2단계는 건설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연관산업을 발전시키는 것. 예를 들어 면화산업의 경우 1단계로 토지정리와 도로망 건설, 수자원 확보를 통해 면화생산을 늘린 뒤 2단계로 면화가공업과 방직업, 의류업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李 처장은 "인프라 개발 단계에서는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이 아니면 투자가 어렵다"고 말했다. 대부분 건설-운영-양도(BOT)방식으로 계약하기 때문에 자금회수 기간이 길기 때문이다.

/우루무치=배연해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