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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MBC '안녕 내사랑' 이창순 PD와 김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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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MBC '안녕 내사랑' 이창순 PD와 김희선

입력
1999.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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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가 한풀 꺾인 24일 오전 11시30분 서울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 정문. 호텔 손님들이 들어가다 말고 발걸음을 멈춘다. MBC 수·목 미니시리즈 「눈물이 보일까봐」 후속으로 9월 1일 첫 방송되는 「안녕 내사랑」(조명주 극본·이창순 연출) 촬영이 한창 진행중이다. 영상 미학주의자로 통하는 이창순 PD와 시청률 보증 수표로 인기절정에 있는 김희선을 만났다.이창순PD

이틀째 철야 촬영을 했는데도 말끔하다. 충열된 눈만이 작업의 강행군을 말해줄 뿐이다. 그의 영상 스타일 역시 맑고 예쁘다.

『이번 드라마는 중산층의 남녀를 다룬 이전의 작품 「애인」 「신데렐라」 「추억」 과는 달리 소외되고 가난한 젊은이들의 사랑을 그립니다. 특히 이전 작품이 감정의 자제쪽으로 흘렀다면 이번에는 극중 인물들의 행동반경을 넓혀 감정을 폭발시키는 쪽으로 연출 방향을 잡을 생각입니다』

이PD가 처음으로 자신이 연출한 드라마 주인공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그는 『가진 것도 없고 미래에 대한 보장도 없는 이들이 죽음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행하는 절절한 사랑을 통해 사랑에 무감각하고 일상성에 매몰된 사람들에게 사랑의 충격을 주고 싶다』고 덧붙인다.

이PD는 가난하게 산 적이 없다. 그리고 탤런트 원미경과 만나 결혼한 뒤 안정된 생활도 하고 있다. 그런 그가 빈민층 젊은이의 사랑을 그려나가겠다고 나섰다. 『물론 공장을 방문하거나 취재를 통해 리얼리티를 높이려 했으나 미약한 점이 있다. 인간성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 전개구조로 리얼리티 취약점을 보완해 가겠다』고 밝혔다.

김희선 캐스팅에 대해 시청률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공장 근로자로 나오는 여주인공이 당차고 이기적이며 못됐는데 실제 김희선의 성격이 그런 측면이 많아 캐스팅했다』고 설명.

김희선

녹두색 니트 상의에 갈색 7부 바지를 입은 김희선은 전혀 공장 근로자같은 분위기가 아니다. 구로공단에서 여성 근로자들의 옷차림을 본 다음 코디와 의논해 결정한 의상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토마토」 「세상 끝까지」 등 드라마에서 주로 착한 배역이었는데 이 드라마에선 뺀질뺀질하고 이기적인 성격이어 오히려 편하고 변신도 꾀할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그녀는 말하는 것과 행동이 거침이 없다. 인터뷰 도중 입도 가리지 않은 채 큰 소리로 웃는다. 그래서 철없고 건방지다는 말도 많이 듣는다. 특히 드라마에선 팀웍이 가장 중요한데 그녀는 선배들보다 늦어 가끔 스태프의 속을 썩인다. 『오늘은 무척 빨리 나왔어요. 「토마토」 제작 때는 사정이 있어 미리 말하고 늦었어요』 라는 그녀의 말을 확인하려고 옆에 있던 이PD에게 물었다. 『요즘 많이 좋아지고 있어요』 이PD가 속내를 은근히 드러낸다.

그녀는 분명 인기 상종가다. 『편해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고 본인은 말하지만 젊은이들이 닮고 싶어하는 밝고 귀여운 얼굴과 이미지가 인기의 요인일 것이다.

그녀는 가장 확실한 유행 메이커. 헤어밴드, 들고 다니는 가방, 장난감 요요 등 그녀의 손길이 닿는 것은 곧바로 유행의 물결을 탄다. 『남대문시장 상인에게서 고맙다는 전화가 왔어요. 제가 길거리에서 예쁘고 싸서 산 머리 띠가 유행돼 그 상인이 돈을 많이 벌었대요』

촬영장으로 가면서 하는 말. 『처음 같이 일하는데다 까다로울 것 같은 이창순 감독은 실제 일을 해보니 연기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편하게 해주시네요』

새 드라마 「안녕 내사랑」

돈을 추구하며 물질 속에서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려는 남자와 항시 자기자신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이기적인 여자 공장 근로자가 만나 사랑과 죽음을 통해 변해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신분 상승욕구가 강한 여공으로 시한부 삶을 살아가는 서연주 역에는 김희선이, 오로지 돈만을 추구하다 서연주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건달 역에는 안재욱이 캐스팅됐다. 주무대는 화장품 공장으로 경기 이천에 있는 한 화장품업체에서 촬영하고 있다. 정준호 이혜영 이태란 이윤성 주현 김민정 등이 출연한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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